* 그들이 말하는 “전염병”이라는 것은 사실 우연일지도 모릅니다. (What They’re Calling an “Epidemic” May Actually Be Random Chance)
전신주나 전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암이나 다른 질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이는 전기가 여러분을 몸 안에서부터 천천히 죽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전류가 흐르는 반짝거리는 장치(모니터)에 얼굴을 너무 파묻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인간은 엉뚱한 데 문제의 원인을 덮어씌우곤 합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전선이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실제로 엄청난 공황을 일으켰던 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닙니다. 그 연구자들은 지도를 보고 전력선 근처에 원을 그려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조사했습니다. 어렵지 않게 암 환자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무작위의 데이터에서 잘못된 패턴을 보게 되는 것을 뜻하는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 또는 군집의 착시에 빠졌습니다. 텍사스 명사수의 오류란 한 카우보이가 무작위로 헛간에 총을 쏜 후에, 대부분 총알이 박힌 곳에 과녁을 그려 넣어 사람들에게 그가 명사수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영국에서는 이를 “테니스공을 던지는 기계 앞에 소녀를 세우는” 오류라고 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이 모이면 그 속에서는 우연히 어떤 패턴이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특히 여러분이 비슷한 점을 찾을 때까지 무제한의 여력을 동원한다면 말이죠. 예를 들어, 이전에 언급했던 연구는 전력선 근처에 사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스티브’라는 이름을 가질 확률이 5% 정도 더 높다던가, 3% 정도 더 빨간 자전거를 선호할 것 같다는 점도 발견했을지 모릅니다.
만약 여러분이 “맞아요, 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무려 네 배나 더 병에 취약한 아이들이 있었으니 실제로 뭔가 있는 게 아닐까요?”라고 말한다면 앞서 제가 강조했던 최소 두 가지 요점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힌트: 백혈병은 희귀하고 네 배 증가하는 데 많은 환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가 왜 중요하냐고요?
마이애미에 사는 한 미친 남자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뜯어 먹었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물어뜯는 공격에 관한 이야기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회의론자들도 모두 “와, 또 어떤 미친 사람이 지하철에서 누군가를 물었대! 분명 무슨 관련이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관련이 있었죠. 사람들은 원래 싸울 때 서로를 무는 경향이 있지만, 마이애미 사건이 일어난 이후 그런 사건들이 뉴스거리가 됐습니다. 물어뜯는 사건은 별것 아닌 일에서 갑자기 머리기사 감으로 대접을 받습니다. 이것이 유일한 변화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내 이런 뉴스에 싫증을 냈죠. 비록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물고 있겠지만요.
수세기에 걸쳐, 이 오류 때문에 우리가 발명해낸 근거 없는 전염병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심지어 이 오류는 인류 역사에 걸쳐 일어났던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마녀사냥의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웃의 모든 사람이 갑자기 병에 걸렸는데, 그 근처에 이상한 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여자가 흑마술로 병을 일으켰다고 말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그 일이 일어나는 진짜 원인은 전혀 관련 없는 어딘가에 있곤 하죠. 그런데도 우리는 또 으레 짐작한 대로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는 오류를 범하고 맙니다. (Cra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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