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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부유한 기부자층과 일반 지지자, 동성 결혼 두고 분열 양상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동성 결혼 법제화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공화당에 큰 액수를 기부하는 부유층이 동성 결혼 법제화에 더 이상 반대의 뜻을 앞세우지 않는 한편, 전통적 지지 기반인 일반 유권자들은 여전히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2014년 5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협동의회선거연구(Cooperation Congressional Election Study, CCES)의 자료를 통해 우리는 1천 달러 이상을 기부한 지지자와 1천 달러 미만을 기부한 지지자들 사이의 차이점을 추려낼 수 있었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큰 돈을 기부한 사람들이 소액 기부자들에 비해 동성 결혼 법제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당에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 당파성도 크다는 일반론을 재확인하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액 기부자 가운데 동성애자 권리를 지지하는 사람은 44%였던 반면,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소액 기부자는 전체의 27%에 그친 것입니다.

2010년에 나온 한 정치학 논문은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연구에서는 공화, 민주 양당 모두 소수의 부유한 계층에 구애할 때는 이들에게 어필하는 코스모폴리턴적인 관점을 부각시킨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정당에 거액을 기부할 만한 부유층은 사회적으로는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한편, 기업친화적인 정책과 자유 무역을 지지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부자들의 다수가 여전히 동성 결혼을 반대하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동성 결혼 이슈는 우선 순위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액 기부자들의 우선 순위는 다릅니다. 2011년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기부 액수에 따라 우선 순위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사안이 낙태와 동성 결혼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거액 기부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는 세금과 무역 관련 정책이었죠.

이번 CCES에서는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의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만한 사실이 또 하나 드러났습니다.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동성 결혼 법제화 지지도가 더 높았던 것입니다. 이는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동성 결혼 법제화에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중간선거 때는 백인이고, 나이가 많고, 보수적인 유권자들이 더 많이 투표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동성 결혼 법제화 관련 주민 투표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추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재 공화당 대권 주자 가운데 테드 크루즈, 릭 샌토럼, 벤 카슨은 동성 결혼을 금지하기 위한 헌법 개정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고, 다른 후보들도 비슷한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동성 결혼 전선을 완전 포기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 사안이 공화당의 내부 분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점쳐지는 부분입니다. (슬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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