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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이후 국민전선 지지율 상승

“지금 프랑스가 겪고 있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슬픔으로부터 프랑스를 구해낼 수 있는 정당은 오직 국민전선뿐입니다!”

프랑스 북부 도시 릴(Lille)의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 수백 명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당수 마린 르펜(Marine Le Pen)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민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는 정부의 무능, 무대책, 거짓말 때문에 빚어진 참사이며, 기본적으로 현 사회당 정부의 이민 정책이 현실 인식이 완전히 결여된 정신 나간 정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향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 전쟁을 이끌겠다는 사람이 적이 누군지 분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단 말입니다! 샤를리 엡도와 유대인 식료품 가게에서의 테러 공격으로 17명이 숨진 지 고작 열 달 만에 또 이런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비극을 막지 못한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랑드는 퇴진하라! 올랑드는 물러가라!”

유세를 듣고 있던 지지자들 사이에서 구호가 잇따라 터져 나왔습니다.

파리 테러는 오는 6일 1차 선거가 치러질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랑드 대통령 개인의 지지율은 테러 이후 오히려 높아졌지만, 사회당과 사회당 후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테러로 어부지리를 얻은 세력은 단연 르펜의 국민전선으로 보입니다.

테러 이전부터 국민전선이 이번 선거에서 대대적으로 약진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민전선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전략 지역에 풀뿌리 조직을 만들고 당을 알리며 정책을 홍보해 왔습니다. 동시에 르펜은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의 유산이기도 한 인종차별주의, 전통적인 보수주의, 반유대주의 등 노골적인 과거의 극우 색채를 지우고 전국적인 정당으로서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하지만 이슬람교와 이민자에 대한 반대는 여전히 당의 핵심 정강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파리 테러는 국민전선이 늘 주장해 온 이민자들의 급진화, 그로 인한 치안 위기 등 이민정책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르펜은 잽싸게 올랑드 대통령이 내놓은 대책 가운데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택한 강경 노선에 해당하는 대책들의 공을 가로챘습니다. 국경 검문검색 강화, 경찰의 무장 강화, 테러리스트 혐의가 확정된 이들 가운데 프랑스 이중국적자들의 프랑스 국적 박탈 등은 르펜이 실제로 오랫동안 주장해 온 것이기도 합니다. 르펜은 정부가 국민전선 당 정책집을 그대로 베껴갔다고 꼬집었습니다.

프랑스 유권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파리 테러로 인해 이번 선거에서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바꾸지는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국민전선의 지지율이 줄곧 1, 2위를 다투던 차였고,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이들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정황이 국민전선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 22개였던 주(Region)를 13개로 통합, 개편해 치러지는데, 국민전선은 사상 처음으로 13개 주 가운데 두 곳에서 주지사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인 북부의 노르빠 드 깔레 삐까르디(Nord-Pas-de-Calais-Picardie)이 국민전선 후보의 당선이 가장 유력한 곳입니다. 인구 6백만 명인 이곳은 중공업 기반이 무너지고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은 뒤 경제적으로 낙후된, 전통적으로는 좌파의 아성이었습니다.

르펜은 이 지역 산업 지대 중에도 과거 탄광 지역이었던 작은 마을 에넹 보몽(Hénin-Beaumont)의 지역 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수년간 기반을 다졌습니다. 난민과 이민자 문제는 깔레 지방에서도 화두가 되었고, 국민전선은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르펜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좌파의 아성이었던 북부 지방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 경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자 할 것입니다.

르펜의 조카인 마리옹 마레샬 르펜(Marion Maréchal-Le Pen)도 남부의 프로방스 알뻬 꼬뜨 다쥐르(Provence-Alpes-Côte d’Azur) 지역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지역은 북부 지역과 반대로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지방도 포함된 곳입니다.

릴의 유세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의 의견은 확고했습니다. 온라인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릴리 불테즈 씨는 르펜과 국민전선이 수십 년 동안 극단주의 이슬람교, 이민정책, 총기 문제를 지적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테러로 마린 르펜이 “내내 옳았다는 게 증명되었다.”는 겁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확하게 예측한 유일한 정치인이 바로 르펜이에요. 이번 테러는 피할 수 있었어요. 막을 수 있었단 말이에요. 올랑드 대통령은 이제 와서 프랑스인들에게 애국심을 발휘하고 다 같이 애도하자고 호소하고 있어요. 우리가 프랑스적 가치를 이야기할 때는 우리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몰아붙이더니.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에요. 현실주의자였던 거죠.”

그녀는 르펜만이 깔레 지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깔레에도 이민자 수천 명이 주 정부가 임시로 마련한 거처에 머물고 있습니다.

릴에 있는 시앙스포 대학 정치학과의 피에르 마티오 교수는 국민전선이 대단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국민전선 지지율은 이미 높았어요. 그런데 여기에 난민 위기, 이민자 문제, 파리 테러까지 겹치면서 국민전선에는 호재가 이어진 셈이 됐습니다. 테러가 일어난 뒤 여론조사를 보면 거의 국민전선 후보들만 지지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는 르펜이 오랫동안 지역에 공을 들인 것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분석하며, 오랫동안 이 지역을 차지해온 사회당과 좌파는 지나치게 안일해진 나머지 정치적인 경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잊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주 지역지 <북부의 목소리(La Voix du Nord)>에는 국민전선과 극우 정당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전면 광고가 일면에 실렸습니다. <북부의 목소리>는 영국, 벨기에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가 대단히 중요한 북부 국경 지역에서 국경 폐쇄를 부르짖는 극우 정당에 의회를 맡기는 건 너무나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릴 지역의 문화 예술 인사들도 국민전선의 약진을 경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행동에 나섰지만, 국민전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마누엘 볼(Manuel Valls) 총리는 최근 국민전선을 “반유대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국민전선의 승리 하나하나가 프랑스에는 비극일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르펜은 총리의 발언을 능수능란하게 맞받아쳤습니다. 프랑스 정치 엘리트 집단이 손을 잡고 자신과 국민전선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죠. 르펜은 거리 기도를 올리는 무슬림들을 향해 총만 들지 않았을 뿐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던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했던 말이 증오 발언 혐의를 받아 재판에 회부됐을 때도 정부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박해하고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에 대한 배심원의 평결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나올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논란과 달리 택배 기사인 29살 제레미 바노이의 말이 현재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쩌면 정확히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국민전선은 더 이상 정신 나간 극우주의자들이 아니에요. 다른 정당들과 마찬가지로 주요 정당이죠. 좌파도 우파도 정권을 잡았을 때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잖아요. 이제 국민전선은 우리의 유일한 대안이자 희망이에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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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p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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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와는 틀리네요. 우리나라는 타국의 도발이 있으면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프랑스는 올랑드정부가 테러를 찬스삼아 지지율을 올리려는 일련의 정치적기법을 사용하지 않는 듯 싶기도한데..

    • 잘 못보신것 같은데 이번일은 세월호 2탄이 난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올해 초에 샤를리 앱도 사건 이후 유태인 상점에서 총격전이 일어났고 얼마 안 지나 열차 태러가 날 뻔했던 것을 미국해병 승객이 겨우 막았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번 파리 테러는 예상치 못했다가 갑자기 난게 아니라 이미 얼마전까지 징후가 심상치 않게 보였습니다.

      지금 프랑스 현 정부가 파리 테러이후에 대대적인 체포작전을 벌이는 것에 관하여 영국 언론은 왜 기차태러 미수뒤에 하지 않고 이제서야 하냐고 비판을 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북한 도발보다도 세월호 사건이 4월에 났으면 11월에 또 비슷한 사건이 터졌고 그이전에 8월에 비슷한 사건이 날뻔한 것을 겨우 막은 거로 생각하면 될듯합니다. 처음 난것을 정부가 못 막는 것은 이해가 가도 그 이후의 대책들이 지지부진해서 이번 사건이 난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재발방지에 흠이 크게 난점이 여당에 불리한 점입니다.

      이번 박근혜때는 세월호, 메르스 등의 사태가 났지만 아직까지는 처음 난 사건에 대한 정부의 미숙이지 재발방지의 미숙으로 인한 사고라고 국민들이
      느끼지 않아서 지지율이 급감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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