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시옹>의 뤽 르 바일랑이 쓴 칼럼입니다.
최근 전 세계에 널리 퍼진 «#prayforparis» 해시태그가 자주 눈에 뜨입니다. 힐러리 클린턴부터 티아고 실바, 테디 라이너까지 모두 파리를 위해 기도하며 공감과 연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거지요. 왜냐하면 기도한다는 것은 종교적인 일이며 종교적인 전쟁에 말려드는 일이기 때문이죠.
눈물을 함께 나누며 함께 애통해하는 이렇게 순수하고 좋은 의도를 강하게 거부하는 것이 좀 건방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영미권에서는 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종교가 존재할 권리를 갖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종교는 사적인 영역에만 한정되는 철저히 세속적인 국가가 프랑스입니다. 공적인 영역은 모든 시민들에 속합니다. 물론 인종이나 종교, 신념에 의한 차별은 없습니다. 반동적인 종교와 진보적 공화주의자들 사이의 갈등은 1789년 이래 계속되었으며, 1905년 국가와 교회가 분리함으로써 종결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할 때 미국에서처럼 성경에 손은 얹고 선서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또한 화요일 저녁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축구경기 당시 영원한 ‘적수’ 들과 함께 부르는 ‘라 마르세예즈’가 혁명가인데 반해 영국인들은 신에게 여왕을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청색-백색-적색 삼색기의 민주주의가 성서는 물론이고 이맘, 랍비, 혹은 이슬람의 샤리아 등 어떠한 종류의 종교적 가르침에도 순응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 고지식한 것 아니냐고요? 저도 온갖 종류의 편협한 신념들이 국가의, 사회의 선택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위대함은 그러한 편협함에 할 수 있는 데까지 저항하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가 굴복하면 저는 정말로 화가 날 것입니다.
저는 1905년의 법을 발전시켜서, 사립학교에 국가 재정이 투입되고 교회가 역사적 기념물이 된 것처럼, 모스크를 더 짓고 이맘을 교육시켜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prayforparis» 해시태그를 사용할 때 우리가 근본적인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늘어놓은 설명입니다. 파리는 소돔과 고모라에 비견될 만한 환희에 찬 무신론적 세계관, 그리고 사적인 영역에만 한정된다면 어떠한 종교도 허용되는 관용으로 인해 공격받은 것입니다.
제발, 자유 세계와 서방 기독교 세계의 여러분들! 에펠탑을 봉헌물로 삼고 삼색기를 찬송가로 삼아 당신들의 종교 전쟁에 프랑스를 끌어들이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조금은 더 열려있는 프랑스식의 세속주의로 나아가도록 시도해보시고 제게 알려주세요.
그래도 정말 해시태그가 필요하시면 차라리 «peace for Paris», «Paris Is About Life» 혹은 헤밍웨이식으로 “파리는 언제나 축제다!” «Paris est toujours une fête» 따위가 어떨까요? 그리고 이미지로는 히피 상징에 에펠탑을 가운데 놓은 것! 파리 생제르망(PSG)이 자신들의 이미지로 사용하려 하는, 또 쇼비니스트들이 애용하는 이 괴물 같은 국가상징물을 사랑과 평화의 상징과 연결시켜 정치적인 신선함을 더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디자이너이자 영화인인 조안 스파(Joann Sfar)가 한 이야기가 있죠 : “전 세계시민 여러분! #prayforparis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더 이상의 종교는 필요 없어요. 저희는 음악을, 우정을, 삶을, 그리고 샴페인과 행복을 믿어요.”
그러니까 아시겠죠? 기도는 그만두는 것으로? 그리고 근본주의에 대항하여 일단 한 잔 하고, 반계몽주의에 대해 불꽃놀이를 벌이는 게 어때요? (리베라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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