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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이름으로 : 어머니의 성을 선택하는 부모들

프랑스 국립경제통제연구소(Insee)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에게 어머니의 성(姓)을 물려주는 부모는 전체의 6.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스에서는 2005년부터 법에 의해 아이에게 어머니의 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위의 6.5% 부모 가운데 90%는 출생 시 아버지가 자신의 혈연임을 인지하지 않은 경우로 실제 자유의지로 어머니의 성을 선택한 이들은 전체 신생아의 0.65% 뿐이었습니다. <르몽드>는 각종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과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어머니의 성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아이의 부모에게 성씨를 부여하는 일이 권력 다툼의 대상이 아니었음을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페르피냥(Perpignan)의 교사인 파니 바루크(Fanny Baroukh)는 2013년 첫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이 아버지가 먼저 그 주제를 꺼내어 매우 놀랐다고 말합니다. “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죠. 저는 모든 남자들이 자신의 성을 아이에게 전달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자비에(Xavier, 가명)는 특별히 자신이 자신의 성씨에 얽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저 개인적인 확신이라며 “사람들은 흔적 남기기를 좋아하지요. 하지만 저는 제가 단지 통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 무엇도 우리에 속하지 않으며, 특히 이름이나 성씨는 말할 것도 없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양성 평등의 과정

최근에는 실용적인 이유로 많은 이들이 부모의 성씨를 모두 사용하는 ‘양성쓰기’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불필요하게 길고 행정적 절차를 단순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리옹에 사는 연출가인 니콜라 G.(31)는 말합니다. “우리의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신의 두 성 중 그들의 아이가 어떤 성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앙제(Angers)에 사는 미카엘 또빵(Michaël Taupin, 32)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어머니의 성을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데에는 양성평등의 과정에 대한 반향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보클뤼스(Vaucluse)에서 일하는 델핀 마르샹(Delphine Marchand)은 전통에 대한 문제제기로써 “여성의 자리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결혼하면서도 남편의 성으로 바꾸지 않았고, 2000년에 태어난 첫째 아이에게도 남편과 상의하여 자신의 성을 부여하였다고 증언합니다.

니콜라 G.의 두 아들 역시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성만을 따르게 하는 것은 남성이 가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무지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야기의 대물림

일부 증언에서는 가족의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 어머니의 성을 부여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시 니콜라 G.의 이야기입니다. “제 동반자는 스페인 출신으로, 프랑코 독재 시절에 프랑스로 건너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야기 이외에는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죠. 그녀는 아이들에게 성을 부여할 수 있는 마지막 가족이었습니다.”

다른 종류의 과거에 대한 기억의 일환으로, 2013년 7월에 태어난 미카엘 또빵(Michaël Taupin)의 아이 역시 아내인 마에바 라블란스(Maéva Lablans)의 성을 따랐습니다. “아내의 할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 병사로 포로가 되어 프랑스에 잡혀 있던 중 프랑스 여인과 사랑에 빠졌죠. 그들은 전쟁 말미 자신의 출신으로 인해 온갖 어려움을 다 겪어야 했어요. 우리는 우리 가족에 얽힌 그 이야기를 보존하고 물려주고 싶었습니다. 모든 후손이 여성이라서 아내의 조부의 역사가 사라질 위기에 있었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손자를 보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증언들은 이러한 “긍정적”인 과정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안느 G.의 Anne G.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그녀의 남편은 아랍 계통의 성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아이가 “성으로 인하여 일자리를 구하거나 할 때 차별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들은 아이에게 안느의 성을 부여하였습니다. 한편 베르트랑(Bertrand, 가명)은 그가 9개월일 때 그의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이후 20여년 동안 한 번도 그를 본 적이 없다며, 그의 두 아이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지 않았습니다.

주변 가족들의 반응

아이의 부모 사이에서는 합의가 간단하여 보이지만, 전체 가족으로 범주를 넓혀보면 결정이 쉽지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장-프랑수와 피캬르(Jean-François Ficard)는 소식을 전했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사실을 받아들이기 매우 괴로워했음을 떠올립니다. “어머니는 제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며 제가 미쳤다고, 말도 안 된다고까지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사한 어려움을 겪었던 델핀 마르샹(Delphine Marchand)은 이 문제에서 “가부장적 사회”가 여전히 굳건하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시부모님께서 매우 역정을 내시며 아버지의 권리가 침해당한 것으로 이해하시고 제가 어느 때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수 있다며 불안해 하셨어요. 그래서 충분히 설명을 시도했지만, 끝내 이해해주시지 않았고 서로 감정만 상했죠.”

서로 슬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니콜라 G.는 자신의 조부모에게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저는 그들이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들은 증손자를 원하고 있었고, 행복했습니다.” 몇몇 부모들은 상징적으로라도 부계 가족들의 납득을 위해 아이의 중간 이름으로 아버지의 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파니 바루크(Fanny Baroukh)와 프랑수와 다비드(François David) 역시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합당한 방식으로 상황을 타개하였습니다. 둘은 미학적인 이유와 헤브라이의 뿌리를 물려주기 위해 모계 성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두 아이들에 아버지의 성을 두 번째 이름으로 붙여주었습니다. “시댁과의 날선 관계를 무디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어요.”라고 파니는 말합니다. “분명히 불편함은 있었지만 다행히 행위를 정당화할 필요까지는 없었죠.”

행위의 정당화는 오히려 행정기구 앞에서 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전히 법제화 되어있는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이름과 관련하여 제가 충분히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에서 남편을 부르는 경우가 있었어요. 심지어 학교에 등록할 때에는 교장선생님이 “저희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들도 많이 겪어보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파니 바루크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그녀 주변에 아무도 이러한 선택을 한 이들이 없어 더욱 사람들이 자신들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쳐다본다고 말합니다.(르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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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o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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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제 생각과 달리 유럽에서도 부모성 함께쓰기는 아주 예민한 주제이군요... 시댁식구들의 반발과 분노라, 우리 사회보다는 훨씬 쉽게 받아들여지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군요.

    • 부모성은 많이들 함께 쓰는데요, 어머니 성을 중간 이름으로 택하더라고요. 그래도 성이랑은 느낌이 다르긴 하죠. 평소에는 생략해서 쓰는 게 중간이름이니까....
      그래도 여자들은 결혼하면서 이름-모계성-남편성으로 가기도 하니 우리 사회랑 약간의 분위기 차이는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세상님, 해당 댓글은 대단히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 아래 삭제했습니다. 더 미리 확인하고 지웠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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