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깡뚜르 국립공원(le parc national du Mercantour)과 꼴 드 라 보네뜨 레스뜨퐁(le Col de la Bonette-Restefond)은 프랑스 알프스에서도 가장 웅장한 지형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한 것일까요? 이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CRIIRAD(방사능에 대한 독립 정보 연구 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이기도 합니다. CRIIRAD는 반핵 단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단체는 과학적인 관찰을 통해 알프스 지역에서 우려할 만한 무엇인가를 확인합니다. 보고서는 프랑스 알프스 내에 있는 위의 두 지역에서 상당한 수준의 세슘 137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평균적으로 자연 상태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였으며, 특정 구역에서는 자연 상태의 수십 배 이상의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알프스 산 속, 일부 구역의 흙에서 킬로그램 당 100,000 베크렐을 넘는 방사능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CRIIRAD 소장인 브루노 샤레롱(Bruno Chareyron)은 이 정도의 방사능은 핵 폐기물에 해당하는 값이라고 말합니다. 유럽 연합 기준으로도 킬로그램 당 10,000 베크렐을 넘는 흙은 핵폐기물에 해당하며 별도 처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사성 물질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정확하게는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참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크라니아 중앙부에서 비롯된 방사성 구름은 전 유럽을 뒤덮었고, 프랑스 동부지역 역시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물론 프랑스 정부는 농업 장관의 목소리를 빌어 1986년 5월, “프랑스 국토는 (체르노빌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핵 물질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CRIIRAD는 당시 핵물질이 아직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방사능은 80% 정도가 체르노빌 참사와 관련된 것이며, 나머지 20%는 80년대 이전에 시행된 핵실험의 낙진이 쌓인 것”이라고 샤레롱 소장은 말합니다. 그런데 왜 알자스 평원이나 리옹의 외곽이 아닌 알프스 꼭대기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을까요? 오염 정도는 눈이나 비와 같은 강수량과 상관 관계를 가집니다. 당시의 기상을 살펴보면 1986년 5월 1일부터 6일까지 계속되었던 비구름의 이동으로 공기 중의 방사성 원소가 대부분 흩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프스의 경우 산악 지형이 문제가 됩니다. 세슘 137이 눈 위에 떨어지거나 눈 녹은 물에 떨어진 이후, 평평한 지역과 달리 방사성 물질은 다른 곳으로 흩어지지 못하고 지대가 낮은 제한된 구역 내에 축적되어 메르깡뚜르 지역을 매년 방문하는 이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방사성 물질이 축적되어 있는 지역을 단순히 지나가는 것만으로는 영향이 경미할 수 있지만, 축적된 구역에 몇 시간 정도 머물게 되면 갑상선암 등 암 발병 가능성도 증가할 수 있다고 샤레롱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CRIIRAD가 알프스의 방사능을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98년에 이미 보건 장관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언하였으며, 알프스 방문객들이 특정 지역에 너무 오래 머무르거나, 가장 오염된 구역에서는 땅에서 수십 센티미터 정도 떨어질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를 조언하였습니다. 그렇지만 1998년 이후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CRIIRAD 관계자는 말합니다.
한편 IRSN(핵 안전과 방사성 방호 연구소)은 CRIIRAD의 발표 후 지난 6일, 일반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1988년 이후 식별되기 시작한 방사성 오염의 존재는 인정하였지만, 특별한 피해가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가장 심각한 외부 피폭의 가능성은 방문객이 오염된 구역에 몇 시간 정도 누워있다 가는 것인데 이렇다 하더라도 피폭의 정도가 매우 경미하여 파리-마르세유(비행거리 664km)를 항공기로 왕복하는 것과 유사한 정도의 피폭 값이라고 합니다. IRSN은 또한 소나 양이 오염된 구역의 풀을 섭취하더라도 우유에서의 방사능은 극히 적은 양으로 건강에 특별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즉 알프스에서 확인된 방사능은 건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누벨옵세르바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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