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친구가 주변에 있으면 10대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질까요, 나빠질까요? 걱정이 많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성친구라면 무조건 떼어놓고 싶겠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이성친구의 영향력은 확실치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995년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 결과를 보면, 여학생의 성적과 남자 친구 비율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고, 여자 친구가 많은 남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남학생들보다 오히려 성적이 좋았으니까요.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앤드루 힐이 발표한 최근 논문은 데이터를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었습니다. 친구 그룹은 무작위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성친구의 유무라는 변수를 따로 떼어서 연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열이 높은 부모는 자녀를 학원에 보낼 가능성이 높은 동시에 (학원은 이성교제의 장이 되기도 하죠), 자녀의 숙제를 도와줄 확률도 높습니다. 또, 여학생 그룹에 끼는 것을 쑥스러워하지 않는 성향의 남학생은 애초에 성격이 더 학구적일 수도 있죠. 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대상 학생의 집 가까이 사는 학교 친구들의 비율을 분석했습니다. 부모가 이웃 자녀의 성별까지 따져가며 살 동네를 고르지는 않을 것이며,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집 근처에 사는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거라는 이유에서죠.
이 연구에서는 각 학생의 가장 가까운 이웃 친구 20명 안에서 남녀 비율을 들여다봤습니다. 그 결과, 이성친구의 비율이 10% 늘어날 때마다, 학점이 0.1점(4점 만점)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6세 이하에서는 이 효과가 수학과 과학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16세가 되면 역사나 영어 과목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유는 명확치 않지만, 여학생이 이성친구의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를 보고 자녀를 당장 전학시키려는 부모님들은 신중하셔야 합니다. 힐의 연구 결과에는 작은 반전이 있으니까요. 이성친구가 많으면 성적이 떨어지지만, “좋은” 효과도 있습니다. 조사 대상이었던 학생들을 14년 뒤에 다시 조사했더니, 이성친구가 많아서 성적이 낮았던 학생일수록 기혼이거나 결혼 경험이 있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자녀가 연애에 빠질까봐 걱정하는 “보수적인” 부모라면 자녀가 꼭 결혼하기를 바랄 가능성도 높으니, 이렇게 학창시절 이성친구란 양날의 검인가 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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