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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습니다

*옮긴이: 저자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최근 책 <유리감옥: 자동화와 인간(The Glass Cage: Automation and Us )>을 썼습니다.

60년 전 철학자 귄터 안데르스(Günther Anders)는 “인간이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졌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습니다. 기계, 컴퓨터에 비해 늘 실수 투성이고 부정확한 인간의 습성을 두고 한 말일 겁니다. 우리는 매일 컴퓨터가 얼마나 대단한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습니다.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는 절대로 운전 중에 딴짓을 하지 않고, 화가 난다고 난폭 운전을 하는 일도 없습니다. 자동 항법으로 운항하는 기차는 과속으로 탈선할 일이 없습니다. 의사, 회계사, 변호사들이 종종 편견과 인지적 오류 때문에 범하는 실수로부터 클라우드 컴퓨터는 자유롭습니다.

신속, 정확 두 가지를 겸비한 컴퓨터 앞에서 인간이 허점으로 가득한 존재로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실수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간이 최대한 덜 관여하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계화된 세상이라도 오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을 철저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기계와 컴퓨터를 맹신하는 오류에 빠지곤 합니다. 반대로 우리 인간 스스로의 능력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술자가 실수로 밸브를 안 닫아서 화학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비행기 조종사가 핸들을 잘못 조종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추락한다는 뉴스는 사고가 날 때마다 대대적으로 보도될 뿐 아니라 우리의 뇌리에 한 번 박히면 좀처럼 잊혀지지 않습니다. 반면 전문적으로 받은 훈련을 토대로 공장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비행기를 사고 없이 조종하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이라 뉴스가 되지 않죠. 비행기 조종사, 의사, 기술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종종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침착히 대처해 사고를 막습니다. 돌발 상황 가운데는 우리가 대단하다고 경탄해 마지 않는 컴퓨터들이라면 절대 다루지 못할 일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컴퓨터는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대로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매뉴얼에 없는 상황에는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습니다.

새떼가 끼어 엔진이 고장나자 뉴욕 허드슨강에 비행기를 비상착륙시킨 뒤 승객 전원을 무사히 대피시켰던 조종사 체슬리 슐렌버거(Capt. Chesley B. Sullenberger III)가 했던 일을 컴퓨터로 입력된 자동 조종장치가 해낼 수 있었을까요? 절대 실수를 하지 않고 그래서 결점이 없다고 우리가 믿고 있는 컴퓨터와 프로그램은 사실 우리가 짠 코드대로 입력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일 뿐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어버리거나 간과합니다. 컴퓨터와 기계는 고장이 나고, 버그가 생기고, 해킹을 당하면 속수무책입니다. 컴퓨터의 완벽한 업무 수행은 인간이 입력해둔 범주 내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인간의 실수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사고 가운데 적지 않은 사고가 사실은 기계 결함,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 때문에 촉발되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브라질 히우데자네이루를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가던 중 대서양에 추락해 승무원과 승객 228명 전원이 숨진 에어프랑스 447편 사고가 그렇습니다. 블랙박스를 판독한 결과 비행기의 속도 감지장치가 고장났고, 속도를 측정하지 못하자 자동항법 장치가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런 대비 없이 돌연 완전히 수동으로 비행기를 몰아야 했던 기장과 부기장은 실수를 범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고는 인간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만든 기계 장치가 오히려 인간의 실수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자동화의 역설(automation paradox)의 사례라 할 만합니다. 기계화, 자동화가 심화될수록 인간의 기술과 숙련도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기계가 고장났을 때 이에 대한 대처능력도 떨어지는 겁니다.

2013년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은 자동항법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해온 것이 항공 사고를 늘렸다며, 각 항공사에 조종사들이 수동으로 비행기를 더 많이 운항하도록 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미 비행기는 대체로 상당히 안전한 교통 수단에 속하지만, 안전성을 더 높이는 길이 있다면, 컴퓨터의 역할을 줄이고 인간의 역할을 늘리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습니다. 미래는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세상이 아니라 기계와 인간이 조화롭게 작동하는 세상일 겁니다. 모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항법장치를 개발하더라도, 모든 비행기, 기차, 자동차에 조종석을 없애는 일은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없습니다.

지금 인류가 기술의 혜택을 누리며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는 건 인간의 창의력과 사려 깊은 규제 덕분입니다. 컴퓨터와 기계는 이러한 기술 발전을 가능케 하는 도구입니다. 이달 초 필라델피아에서 일어났던 열차 탈선 사고는 자동 속도 제어장치가 있었다면 아마 방지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기관사가 피곤하거나 주의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감지해 경보음을 울려줄 수 있는 장치가 있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기계가 완전히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을 기다린다면 이런 작은 기술적인 진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모든 걸 기계가 다 알아서 해주는 유토피아가 눈 앞인데, 그런 작은 일에는 신경쓰지 말자는 의견이 주를 이룰 테니까요.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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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ppoo

뉴스페퍼민트에서 주로 세계, 스포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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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을 읽다보니 생각난 이야기를 좀 하자면 컴퓨터는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죠. 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의 일부분은 대체가능하고 그 일부분의 대체만으로도 노동공급량대비 수요량 감소폭이 커짐에따라 일을 할 기회를 잡기 어려워지는것 또한 사실입니다. 물론 그 기술을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편할겁니다. 하지만 그 기술을 소비할 "비용"을 제대로 벌지 못하게된 사람들에게 과연 그 기술의 혜택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기술의 발전속도와 그것들이 사회의 요소요소를 대체해나가는 속도에비해 사회의 발전은 너무 더딘게 사실이고 이 문제에대해서 결국 기술의 발전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의 발전과 사회의 변화속도를 어떻게 발맞춰갈것인가에대한 고민이 분명하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일본의 감정인식 로봇"페퍼", 금주 UC버클리의 "인간이 배우는 방식을 좀 더 근접하게 모사하는 공정을 이용하여 로봇이 시행착오를 통하여 동작 임무를 배우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http://m.ndsl.kr/radar/radar_detail.do?cn=GTB2015050352&custom2=2. 마리 퀴리대학과 미국 와이오밍주립대 공동 연구팀이 "일부 부품이 파손돼도 2분 만에 자가 복구해 가동 가능한 로봇을 공개"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528601011. 이러한 진행상태와 빅데이터의 융합이라면 위의 타이틀에 반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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