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2013년 전 세계에서 51위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높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 1000명 가운데 7명이 태어난 지 1년 안에 사망하고 있는데, 이는 북유럽 국가의 2배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크로아티아와 비슷한 수준인데 미국의 1인당 GDP가 크로아티아의 세 배나 된다는 점에서 이는 놀랍습니다. 왜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진 선진국들에 비해서 높을까요?
우선 출산 당시에 생존 가능하다고 보고하는 기준이 다를지도 모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유산이나 사산으로 보고되었을 법한 사례도 미국에서는 정상 출산이라고 기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미국 아기들이 태어날 당시에 다른 선진국의 아기들에 비해서 저체중이거나 건강 상태가 나쁠 수 있습니다. 미국 영아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미국과 핀란드,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정상 출산에 관한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통제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임신 22주 이후에 태어났고 태어날 당시 체중이 500그램 이상인 영아로 표본을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쌍둥이가 아닌 경우로만 표본을 한정했습니다. 이렇게 표본을 제한한 뒤 미국의 영아 사망률은 기존의 수치보다 40%나 감소했지만, 여전히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미국의 높은 영아 사망률을 설명하는 것일까요? 미국 아이들이 태어날 때 핀란드나 오스트리아보다 저체중이고 조기 출산을 하는 경향이 높다는 사실이 미국의 영아 사망률이 높은 이유 일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태어난 뒤 1년 이내에 사망하는 영아가 많은 것도(post-neonatal mortality) 전체적으로 영아 사망률이 높은 이유입니다. 엄마의 인종과 교육 수준에 따라 영아 사망률을 나눠봤을 때 미국에서 영아 사망율이 높은 이유의 대부분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엄마들이 출산하는 아이들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백인이면서 대학 졸업장이 있는 미국인 기혼 여성이 출산한 아이의 경우 사망률은 오스트리아나 핀란드의 사망률과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출산 당시의 영아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정책만으로는 미국의 높은 영아 사망률을 줄이는 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저소득층 산모들에게 출산 이후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역시 영아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저자들은 진단합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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