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마크벨라는 사회적 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벤처 투자회사에 투자 파트너가 되기 전까지 스탠포드 대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마크벨라는 철학을 공부했고, 동시에 창업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연애도 해야 해서, 너무나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라는 스탠포드 대학교 3, 4학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새로운 수업을 듣게 됐습니다. 이 수업은 마크벨라가 의사 결정을 하거나 졸업 후 일자리를 찾을 때 지침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념과 기술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 수업은 사명감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도와주었어요. 전 이 단어가 종교적 의미로 쓰인다거나, 아니면 그냥 직업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 인식하고, 인생에서 앞으로 마주할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고 나서, 사명감이란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 진정 주인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라고 그는 말합니다. 어떤 것이 직업적 성공인지에 대해 이 수업을 통해 알게 되고 난 뒤 그는 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 수업은 여전히 시험적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교내 디자인 프로그램의 학과장인 빌 버넷과 애플 컴퓨터의 마우스를 디자인하고 ‘일렉트로닉 아트’라는 단체를 설립한 데이브 에반 2010년에 개설해 가르치고 있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시간씩 진행되었으며, 초기에는 객원 강사들의 도움과 소규모 학생들의 모둠 토론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4학년 학생의 17%가 이 수업에 등록했으며, 수업을 등록하고 싶은 많은 학생들이 인원수 제한 탓에 등록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이 주변 친구들을 가르치도록 했어요”라고 에반은 말합니다.
수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문제 재구성하기 입니다. “문제 재구성을 통해 우리는 잘못된 믿음을 날려버릴 수 있어요. 그 후 우리는 학생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생각과 도구들을 제공합니다”라고 에반은 말합니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감사하기, 관용, 자각, 적응력 등을 배웁니다. 수업은 감사 일기장 작성하기부터, 카드를 이용한 문제 해결 방법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사고에 기초한 방법들을 활용하도록 합니다. 학점 방식이 아니기에 수업을 패스만 하면 되며, 각각의 학생들은 앞으로 5년 후 자신이 살아갈 세 가지 매우 다른 삶에 대해서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기말고사를 대체합니다. 스탠포드 졸업생들은 이 일련의 과정을 ‘오디세이 계획’이라고 부르는데, 졸업 후에도 여전히 이 계획에 자신의 삶과 직장 생활을 비춰본다고 말합니다.
스탠포드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한 카렌 라이트는 ‘오디세이 계획’의 연습이 이후 자신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었다고 말합니다. “오디세이 계획을 접하기 전에 저는 직업 선택에 대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라고 라이트는 말했습니다. 학기가 끝나갈 무렵 그녀 또한 교수님과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전혀 다른 세 가지 인생길에 대해 발표해야 했습니다. 하나는 의료 관련 일을 하다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국제평화봉사단에 합류하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아메리칸 닌자 워리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반 학생들은 그녀가 국제평화봉사단 얘기를 할 때 가장 눈이 반짝였다고 말했고, 결국 그녀는 두 번째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에 더해, 라이트는 부모님 앞에서 그녀의 인생 계획을 설명했고, 부모님들은 이전보다 그녀를 더 지원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제 가족은 오랫동안 한 곳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살아갈 저의 모습과 그 속에서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를 효과적으로 설득해야 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버넷이 보기에 이 수업은 졸업 이후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세계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맞는 과목입니다. 버넷은 말합니다. “인생을 디자인 할 때 문제점은 앞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모른다는 것이에요. 사실 우리는 문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서 시작해요. 예를 들어, 더 나은 고객 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일단 생각해봐요. 그 후 원형을 만들고, 테스트 과정을 거쳐서 당신이 처음에 가졌던 생각을 계속해서 고쳐나가는 것이지요.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를 진행해요. 미래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당신은 무엇이 가능한지 알고 있고, 당신이 미래에 될 수 있는 몇몇 다른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스탠포드의 많은 학생들이 보여주는 “스펙 쌓기”의 모습과는 상반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성공에 대한 압박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 출신의 학생인 닉 슈는 “사실 우리는 돈에 대한 공허한 갈망을 갖고 있으며, 명예 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하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관념은 사실 팽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수업이 더욱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슈는 말합니다.
스탠포드의 행정처는 이런 학생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받아들였으며, 에반에게 대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이 수업에서 얻을 수 있는 비슷한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학생 지도 교육의 일환으로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자신의 학교생활 디자인하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가을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적용되었습니다.
2011년 학교를 졸업한 나디아 머프티는 이 수업이 그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 결론은, 정말 저에게만 집중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그녀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머프티는 매일 아침 30분간 명상을 하고, 채소와 녹색 스무디를 많이 섭취하며, 글루틴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했다고 말합니다. “제 몸에 여러 가지 실험을 했고, 그럴 때 가장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머프티는 매일 수영과 조깅, 요가를 번갈아 했고, 사람들과의 관계 발전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전 정말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일지라도요.” 그녀는 최소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보면, 이건 정말 삶을 극단화시키는 것이지만, 제가 원하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표를 만들어서 벽에 붙여놓았어요. 건강식을 먹는지? 오늘 술을 마시진 않는지? 오늘 일자리 이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지? 1-10까지의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일까요? 만약 어떤 것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해준다고 확신이 들면 그 길을 따라가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죠.”
그녀 역시 감사하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남자친구는 하루를 마치기 전에 최소 세 가지의 감사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요.” 그녀의 25번째 생일을 위해, 그녀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25일짜리 봉사활동을 계획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잘 이루어지자 50일 계획으로 확장을 했습니다. “저는 ‘섬김의 리더십’에 대한 책들을 많이 봤어요. 만약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그녀와 대화 뒤에 제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일이 끝난 후에 한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 녹차 스무디를 들고 찾아갈 수 있을까를 머리 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관계, 봉사, 건강, 모두 하나의 효율적인 달력을 통해 관리되어야 합니다. 아마도 저는 친구를 찾아갈 때 자전거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운동까지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머프티의 결정이 옳은 것인지 따져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녀의 경우 ‘스스로 삶을 디자인하기’는 그 목적에 충실했습니다: 머프티는 행복해했고, 건강했으며,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최근 머프티는 ‘자신의 학교생활 디자인하기’의 시작을 돕기 위해 학교를 다시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경영대학원에서는 또 다른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기’ 프로그램이 시작 준비에 있습니다.
경영대학원 진로관리센터 소장인 칼리 제이슨는 이 프로그램을 신입생들에게 적용해왔습니다. “학생이 진정 원하는 꿈과 현실적으로 정해야 하는 직업 사이의 점들을 잇는다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에요”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이 때, 가치를 기본으로 하는 디자인 사고가 그 연결 고리 역할을 합니다. “이런 디자인 사고를 적용해서 우리가 직업에 대해 갖고 있던 사고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어요”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학생들이 미래 자신의 직업을 설계하면, 학교는 그 꿈을 현실에서 이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 수업의 성공은 스탠포드 대학교 밖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해서, 현재는 이 프로그램을 많은 직장에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에반과 버넷은 학교 기부자들로부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있으며, 프로젝트 팀 인원을 확충하고, 다른 학교들과 대화 중이며, 구글과는 직장인이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에 대해 논의 중입니다. 이 수업에 대해 쓰여진 책은 이번 봄에 출판될 예정입니다.
원문 출처: 패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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