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 대통령 엔리케 페냐 니에토가 영국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그는 방문 기간 동안 런던에서 에버딘까지 여행하고, 세 정당의 대표와 영국 여왕을 포함, 영국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들을 만났고, 영국 정유산업 대표와 “에너지 분야 협력에 관한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영국 여왕은 멕시코와 영국의 “지속적 친구 관계”를 얘기했으며, 부총리 닉 클레그는 이번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국민들을 더욱 가깝게 하여, 영국-멕시코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될 것을 희망한다고 발언했고, 외무성 장관 휴고 스위어는 니에토 대통령의 연설이 “고무적”이었다고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영국이 남미 국가와 깔끔하지 못한 관계를 가져온 전례를 고려하더라도, 멕시코를 대하는 자세에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가 밝히듯 멕시코에서는 고문이 “통제 불능” 정도로 행해지며, 경찰과 보안 기관이 “손에 피를 묻히며”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주체라고 비난받을 만큼 멕시코의 인권 위기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2006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멕시코에서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2만 2천명 이상이 실종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잔악 행위로는 아요트지나파 지역에서 학생 43명이 단체로 사라져, 아마도 살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입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정부 권력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에 반대되는 증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아요트지나파 지역 학생 사건, 마약과의 전쟁, 수천 명에 달하는 피살자들, 그리고 이런 범죄의 진상을 밝히려는 언론인들에 대한 협박과 관련해 니에토 대통령을 정말 너그럽게 평가한다고 해도, 최소한 그는 무능력하고 용서받지 못할 만큼 반응에 느리며,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군사적인 방법으로 마약밀매 문제에 접근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는 데 실패한 대통령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의 실패로 인해 멕시코의 보안기관들은 여전히 완전무장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며, 국제사면위원회와 세계의 인권 단체들이 비판하고 있는 인권 유린행위가 오늘도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니에토 대통령이 방문하는 동안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영국은 국제 사회의) 인권 문제를 제기”할 거라는 불분명한 장담은 비웃음을 자아낼 뿐입니다. 캐머런 총리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ISIS가 포로들을 참수했을 때 올바르게 그 경악을 표현함으로써 서방의 확고한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마약 범죄 조직이 주민 수백 명을 공공연히 참수하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을 두 팔 벌려 환영했습니다.
지난 수 세기 둥안 서구의 남미 국가들에 대한 태도는 더도 덜도 아닌 이러한 위선으로 점철돼 왔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미국은 종종 남미에 독재자를 심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 미국의 뜻을 전했으며, 만약 미국에게 유용하지 않을 경우 그 정부를 비난함으로써 내정에 거리낌없이 간섭해 왔습니다. 여전히 영국과 미국은 철저한 위선으로 서로 얽혀 남미에 대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무성 장관 휴고 스위어는 (우리의 별로 좋지 않은 우방인) 콜롬비아의 인권 위반에 대해 더 이상 “눈감아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콜롬비아 신문은 영국이 난폭하기로 악명 높은 콜롬비아 군대에 여전히 군사 고문관을 두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외무성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유사하게, 베네수엘라의 인권 상황이 멕시코나 콜롬비아의 상황보다 훨씬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회는 지난해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보안대에 의해 행해진 인권 위반에 대해 국가적 경제 재제를 발의할 계획입니다. 이는 남미에 대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이중잣대 적용입니다. 미국이 특히 베네수엘라의 인권 위반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만큼,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웃 볼리비아에 사회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볼리비아, 에콰도르, 쿠바, 니카라과를 포함한 남미 정부가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남미에 대한 영국의 대외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현실 정치에 대해 거론할 것입니다. 이들은 국가들이 각각의 이익을 추구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서구의 위선적 행위를 정당화하려 들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중잣대 적용이 우리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이러한 이중 잣대에 고통 당하는 사람은 피델 카스트로나 우고 차베스와 같은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아니라, 멕시코의 사라진 대학생 43명처럼, 그 지역의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해서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원문출처: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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