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인 샘 시나이(Sam Sinai)는 하버드 대학의 박사 과정 학생입니다.
제가 2007년에 의과 대학을 관뒀을 때, 저는 스무살이었고 이란의 테헤란 대학 의과 대학 2년차를 마친 뒤였습니다. 한 해 뒤에 저는 MIT에 신입생으로 입학했습니다. 논리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MIT 학부에서 의과 대학 예비 과정(pre-med)을 준비한 뒤 미국의 의과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MIT에서 학부를 시작했을 때 저는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의 문화와 이수 과정, 그리고 생물학을 가르치는 방식에 실망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의과 대학 예비 과정에 익숙하지 않다면 여기에 간단한 설명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이란 학부에 있는 동안 의과 대학들이 요구하는 과목들을 2년에 걸쳐서 듣는 것입니다. 이 과목들 중에서 의사가 되면 유용한 생물학 입문과 같은 과목들도 있지만 이수 과정 자체는 매우 엄격했고 의과 대학들은 이 이수과목들에서 학생들이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이런 이수과목들을 자신보다 더 똑똑해 보이는 학생들과 함께 듣는 것을 걱정했고 교수들에게 몇 %의 학생들에게 A를 주는지 계속해서 물었고 의사로서의 목표와는 전혀 관련없는 걱정들을 했습니다.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이 흥미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MIT에서의 두 번째 학기에 어려운 전자기 물리학에 관한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낮은 성적을 받을 우려 때문에 이 수업을 들으면 안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었지만 저는 이런 조언을 무시하고 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B를 받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제 생각에 이런 팽배한 생각이 잘못된 종류의 사람들 – 깊이가 얕고 경쟁적인- 이 의과대학으로 몰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하고 그로부터 배우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의사들 말이죠. 혹은 자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발견해 본 적이 없는 의사들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미래의 의사들이 미분학 수업보다 조각이나 해부 소묘, 화석 분석과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이 훨씬 그들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의 의과 대학 예비 과정은 의학에서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다른 분야와 소통하는 커리어를 가지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결국,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의과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야 정말 의사에게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배웁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예비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이나 기술을 이토록 한정 시켜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현재 의과 대학 학생의 90%가 자신들이 학부 유기 화학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의 1/3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장담합니다.
제 생각에 의학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거나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학문이 아닙니다. 의학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올바른 접근법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의과 대학 제도는 다른 사람과의 협동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그 결과 이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며 그 결과 의과 대학에는 의학이 좋아서 의과 대학을 선택한 사람들이 아닌, 너무 경쟁적이기만 사람들이 넘쳐나느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부에서 생물학이 가르쳐지는 방식에 큰 실망을 했습니다. 암기만을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생물학과 의학은 많은 질문이 있을 수 밖에 없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MIT에서 생물학이 가르치는 방식은 많은 질문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물학에 실망한 다음에 대안으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의과 대학에 대해서 알면 알 수록 의사가 되는 과정과 의사가 되고 나서의 과정 자체가 너무 한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생물학 박사 과정을 위해서 하버드에 입학했고 현대의 양적 분석을 통해서 제가 흥미있어 하는 주제에 관한 논문을 쓸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에서 저는 생물학적 체계와 이들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저의 연구가 의학 분야에 영향을 줄 지도 모릅니다. 제가 의과 대학 예비 과정에 실망하긴 했지만 저는 여전히 제 마음 한 켠에 의과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허전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을 시골 지역 의료 서비스에 바친 의사셨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서비스를 높이 평가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학의 가장 큰 매력을 놓친 것은 저의 가장 큰 후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의사라는 직업은 사랑했지만 의사가 되는 과정은 혐오했습니다.
현실을 조금씩 향상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은 연구나 혁신에 있어서 점점 더 양적인 방법론들을 이용하고 있고 미래의 의학 교육은 암기보다는 비판적인 생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할 것입니다. 의학 검색 엔진과 데이터에 대한 쉬운 접근을 보장하는 온라인 도서관, 의학 보조 소프트웨어와 임상보조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학에서 인간의 역할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 분석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커리큘럼이 암기 위주에서 연구 위주로 바뀐다는 것은 의과 대학에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서 진심으로 의학과 관련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이러한 변화를 의과 대학과 학부의 예비 의과 대학 과정이 인지한다면, 의학과 임상 연구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Quartz)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View Comments
잘 읽었습니다.
오타가 4개 보이네요.
샐뭉학->생물학 (2회)
했씁니다->했습니다
임삼연구->임상연구
그렇군요
이런 방면에서 의과대학 준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