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수의 대학에 소속되어있는 지식인들이 태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블로거를 대신해 100대씩을 맞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United State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소속 회원 7명은 신성모독죄로 태형 1000대와 징역 1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라이프 바다위(Raif Badawi)에 대한 선처를 베풀어 달라며, 사우디 정부에 이런 제안을 한 것입니다. 이들은 파리의 샤를리 엡도 시위에도 참여한 사우디가 국내에서는 철학적, 종교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가혹하다며, 제안을 담은 서한을 주미 사우디 대사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서한에 서명한 이들의 종교적 배경은 다양합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아버지 아래 유대교 신자로 태어났지만 모르몬교로 개종한 이부터,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소속인 가톨릭 신자 두 사람, (미국 기준으로) 보수 이슬람교 단체를 이끌고 있는 무슬림, 유대교 신자 세 사람이 종교적인 차이를 초월해 뜻을 한데 모았습니다. 미국국제종교자유위원회 회장인 카트리나 란토스 스웻은 실제로 태형을 받을 각오가 된 사람만 서한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서한에 서명하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전제적인 정권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지도 실감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바다위 구명 운동에 나선 것은 이들 뿐이 아닙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고 있는 미국 상원과 노벨상 수상자들까지 한 목소리로 가혹한 처벌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대법원에 형을 재고할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완고하긴 해도 국제적인 압박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위는 지난 9일 첫 집행에서 50대를 맞았지만,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추가 집행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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