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파렐 윌리엄스의 <해피>나 메간 트레이너의 <잇츠 올 어바웃 댓 베이스>나 비틀즈의 <옐로우 서브마린>같은 행복한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놀라운 것은 루터 반드로스의 <아버지와 함께 춤을>이나 행크 윌리엄스의 <나는 외로워 울고 싶어라>나 켈리 클락슨의 <당신때문에>처럼 슬픈 노래도 인기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슬플 때 즐거운 노래를 듣는 것은 아마도 기분을 좋게 만들겁니다. 기쁠 때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은 좋은 기분을 유지시키고 우리의 기쁨을 축하하고 나누는 걸 돕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슬픈 음악을 들음으로써 안그래도 슬픈 기분을 되풀이하거나 좋은 기분을 망칠 위험을 감수하려 할까요?
기분을 좋게 끌어올리는 데는 에너지가 듭니다. 우리가 조용히 있을 수 있거나, 에너지를 아끼거나, 자기 연민에 빠지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민이나 동정심을 갖게 되는 상황이 되었을 때는, 차라리 그냥 우울한 분위기로 지내는 편이 더 쉽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전쟁처럼 느껴지는 반복되는 일상의 문제로 돌아가기 전에 상처를 달래고, 치유하고, 구원받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만약 슬픔이 너무 깊다면 우울함을 떨치고 다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을테지요. 또 다른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마치 나의 슬픔이 우주의 법칙에 따른 대가를 치르듯, 즐거움을 누리는 데 일종의 죄책감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목적을 알 수 없고 목표를 세울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행복을 추구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것입니다.
슬픈 음악에 대한 기호가 다양한 시대와 문화권에 걸쳐 존재한다는 사실은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슬픔에 모종의 중요한 순기능이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학자들은 슬픈 음악이 감정 조절에 기여한다고 주장합니다. 슬픈 음악은 슬픔과 함께 경외감이나 기쁜 감정도 가져오며, “오싹함”과 관련된 강렬한 쾌감을 즐거운 음악보다 더 많이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슬픈 음악을 듣는 동안 분비되는 옥시토신이나 프롤락틴 같은 호르몬이 사회적 유대감이나 애정어린 돌봄과 같은 상황과 맞물리면, 슬픈 음악은 긍정적인 기운을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감정 분출을 일종의 마음의 회복으로 여기는 현대적 관점은 마치 카타르시스 이론의 심리분석학적 재구성을 연상시킵니다. 즉 감정 분출을 통해 사람은 심리적 거리두기나, 자기 평가, 자기 통찰 등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슬픔에 푹 빠져보는 것이 사람의 감정 분출을 도와 긍정적인 인지 과정으로 발전할 지, 아니면 오히려 슬픔을 더 악화시키만 할지는 주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슬픔을 홀로 오랫동안 겪으면 그 슬픔은 무력함과 절망으로 악화합니다. 슬픈 음악은 내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유대감을 불러일으켜, 슬픔이 절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막습니다. 학자들은 슬픔 음악으로 야기되는 가장 강력한 감정 중의 하나가 향수(鄕愁)라고 말합니다. 추억과 향수는 내가 한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과거에 어떻게 역경을 헤쳐나갔는지, 내가 타인과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어떤 존재인지를 환시시킵니다. 향수는 사회적 유대감, 자기 연속성,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건강함 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성취, 가족 모임, 즐겼던 놀이 등에 관한 기억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에도 기쁨이 다시 찾아올 거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한 때 내가 직업이나 돈벌이와 상관없이 내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받은 적이 있었다는 기억은 나 자신의 영원한 가치를 상기시킵니다.
원문출처: <싸이콜로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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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래전에 음악치료학에서 동질성의 원리, 즉 슬플때는 슬픈음악을 들어 공감시키고 이어 이질적 음악을 들어 감정을 전환시킨다는 이야기가 있었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