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미국 상하원 114기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합니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새로 뽑힌 상원의원 33명도 상원 의장격인 조 바이든 부통령 앞에서 선서를 하고 활동을 시작합니다. 33명 가운데 12명이 처음 상원에 발을 들여놓는 새 얼굴이고, 22명은 공화당, 11명은 민주당 소속입니다. 미국 상원은 각 주별로 인구에 관계 없이 2명씩 의원을 뽑아 총 100석이 정원인데, 6년 임기 상원의원들의 임기는 정원의 1/3마다 2년씩 차이가 나 매번 선거 때마다 33명 또는 34명을 새로 뽑습니다. 이번 114기의 정당별 의석수를 살펴보면 100석 가운데 공화당이 54석, 민주당이 46석입니다. (공식적으로는 무소속 의원이 3명 있지만, 이들 모두 각자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당과 경선 과정부터 함께 치렀기에 각각 민주, 공화당으로 분류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무려 9석을 더 얻으며 거둔 압승 덕에 지난 2006년 아들 부시 2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상원을 내준 뒤 8년만에 상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인구(유권자 수)에 비례해 435석이 배분되는 하원과 달리 상원은 작은 주든 큰 주든 관계 없이 상원의원 2명을 워싱턴으로 보냅니다. 때문에 미국 상원은 각 유권자의 한 표가 불균등하게 대표되는 기관입니다. 작은 주에 살고 있는 유권자들의 한 표가 큰 주에 살고 있는 유권자들의 한 표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하는 두 상원의원(모두 민주당)은 합해서 약 1,300만 표를 얻었지만, 와이오밍 주를 대표하는 두 상원의원(모두 공화당)이 얻은 표는 30만 표 정도밖에 안 됩니다. 캘리포니아 유권자보다 와이오밍 유권자의 한 표가 적어도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50배나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죠.
이런 독특한 구조 아래 재미있는 사실이 발생합니다. 주로 대형 주에서 인기가 많은 민주당이 작은 주에서 인기가 많은 공화당에 상원을 내주었지만, 실제 당선된 의원들이 받은 표를 모두 모아보면 약 6천 8백만 표로, 약 4천 7백만 표를 얻은 공화당보다 훨씬 많습니다. 민주당 상원의원이 1명 이상인 주에 사는 인구는 총 2억 1,310만 명으로 공화당 상원의원이 적어도 1명 이상인 주에 사는 인구 1억 9,180만 명보다 많습니다. 그렇다고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가 법에 어긋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이 실제 득표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간 경우도 많았습니다. 상원은 원래 인구에 관계없이 각 주에 동등한 권한을 부여한다는 원칙 아래 창설된 정치 기구이기 때문입니다. (Fair Vote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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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실제로 민주당이나 정의당 득표수에 비해 새누리당이 의석을 좀 더 많이 가져가긴 하죠. 지역구를 가지는 소선거구제 특성 때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