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 양국 정상이 국교 정상화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쿠바 야구선수들의 활약상은 이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류현진 선수의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Yasiel Puig) 선수를 비롯해 호세 아브레이유(Jose Abreu), 호세 페르난데스(Jose Fernandez), 레오니스 마틴(Leonys Martin) 등 2014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들 가운데 쿠바에서 태어난 선수들은 총 25명입니다.
야구통계 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이 25명의 선수들이 합작한 승리기여도(WAR)는 27.5로 토니 올리바(Tony Oliva), 토니 페레즈(Tony Perez), 베르트 캄파네리(Bert Campaneris) 등 왕년의 스타들이 활약하던 1970년 시즌 이후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 선수들은 1961년 미국이 쿠바의 혁명 정부와 모든 관계를 끊고 경제 봉쇄를 시작하기 전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선수들입니다.
1970년에는 메이저리그팀이 총 24개였던 데 반해 현재는 30개 팀이 있습니다. 승리기여도(WAR)를 제대로 계산하려면 복잡한 야구통계를 인용해야 하는데, 어쨌든 결론만 간추려 말하자면 팀들이 늘어나고 한 시즌 동안 치르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매 시즌 산출되는 승리기여도도 과거보다 많아졌습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들어 쿠바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은 분명 뚜렷해졌습니다. 한 시즌 기록된 전체 타수 가운데 쿠바 출신 타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0년대만 해도 1% 언저리였는데, 올 시즌에는 4%에 육박할 만큼 높아진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활약하고 있는 쿠바 출신 선수들이 대개 20대 초, 중반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미 지난 두 시즌 동안 쿠바 선수들은 선배 선수들의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몸 관리만 잘한다면 앞으로 10년은 족히 리그를 주름잡을 수 있는 선수들이 이미 활약하고 있다는 뜻이죠. 총 시즌 누적 승리기여도(WAR) 기준으로 54승을 넘긴 쿠바 출신 선수는 라파엘 팔메이로(Rafael Palmeiro)와 루이스 티안트(Luis Tiant) 2명뿐인데, 쿠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봇물 터지듯 활발해진다면, 이 기록이 깨지는 날도 그만큼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FiveThirtyE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