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글은, 작가가 의도한 대로 독자가 생각하고 느끼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쓰여집니다. 이 기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필자 역시 독자가 특정한 대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글이 미치는 영향력이 늘 직접적인 형태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느끼거나 생각하게 만드는 대신, 글을 읽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는 것 역시 글이 지닌 영향력의 또 다른 면모입니다.
2009년 <창의력 연구>에 실린 실험에서, 본 연구팀은 심리학자인 조에터만 및 피터슨과 함께 참여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집단에게는 안톤 체호프의 불륜에 관한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읽도록 했습니다. 다른 집단에게는 원작 소설을 이혼 법정에서의 기록처럼 재구성한 비소설을 읽도록 했습니다.
비소설의 경우 원작 소설과 동일한 길이었을 뿐 아니라 난이도 역시 비슷했습니다. 같은 내용의 정보를 담고 있었고, 같은 대화 일부를 포함했습니다. 비소설이 원작 소설보다 덜 예술적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들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흥미를 느꼈습니다.
글을 읽기 전 모든 참여자에게 외향성, 신경성, 친화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측정하는 ‘5요인 성격검사’(A test of big five personality traits)를 실시했습니다. 감정평가 역시 실시했습니다. 참여자는 열 가지 서로 다른 감정에 대하여, 자신이 현재 느끼는 정도를 0에서 10 사이의 숫자로 평가했습니다. 글을 읽은 후 다시 한 번 성격검사와 감정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비소설을 읽은 집단의 경우, 두 성격검사 간에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반면 소설을 읽은 집단의 경우, 크지는 않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이 차이는 사람들이 소설을 읽으며 느낀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지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체호프의 소설은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 새로이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2012년 <문학에 대한 과학적 연구> 저널에 실린 실험에서, 본 연구팀은 심리학과 대학원생인 매튜 칼란드와 함께 참여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겐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을, 다른 집단에겐 여덟 편의 에세이를 읽도록 했습니다. 소설과 에세이의 평균 길이는 같았으며, 난이도와 흥미로운 정도 역시 같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실험과는 달리, 이 실험에서는 소설을 읽은 참여자 집단의 성격검사 점수에서 큰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글의 장르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차이를 불러온 요인은 ‘글에서 예술성을 느끼는 정도’였습니다. 소설이든 비소설이든 읽은 글이 예술적이었다고 판단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성격검사 점수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 우리 마음(과 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려는 참입니다. 독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신, 독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글의 영향력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접근한 연구는 아직 드뭅니다. 이러한 글의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원문출처: 뉴욕타임스
번역: Horten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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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