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정착촌과 점령군의 철수를 골자로 하는 평화협정안을 담은 UN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습니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점령을 끝내는 공정하고 영구적이며 포괄적인 평화 정착안”을 전제로 예루살렘을 함께 수도로 쓰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협상을 시작한 지 12개월 안에 타결을 봐야 한다거나 2017년 말까지 평화협정을 타결하고 이스라엘 군과 국민이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적시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을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표한 요르단의 만수르(Riyad Mansour) 특사는 특히 (팔레스타인 정부와 아랍 국가들은)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를 불러올 수 있는 신속한 표결(quick vote)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의 핵심 우방인 미국은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이익에 반하는 움직임에 어김없이 거부권을 행사해 왔습니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팔레스타인 측이 구체적인 시한을 명시해놓고 협정을 촉구하는 것에는 줄곧 반대해 왔습니다. (시한을 정해놓는 것이) 협상에 임하는 이들의 재량을 크게 제약한다는 이유가 큽니다. 이번 결의안의 경우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에서 강경파들이 팔레스타인과의 긴장 국면을 조성해 득세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앞서 신속한 표결을 주장했던 팔레스타인은 요르단을 비롯한 아랍 국가들의 설득 아래 한발 물러섰습니다. 아랍 국가와 유럽 일부 국가들은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오려면 결국 미국을 협상 과정에 끌어들여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팔레스타인을 설득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UN을 통해 국가로 인정을 받고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목표를 실행에 옮겨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을 자극해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는데, 올해 초에도 평화협상이 파행으로 치달은 끝에 양측은 날 선 비난을 주고받았고, 이스라엘은 올여름 50일 가까이 가자지구에서 학살을 이어갔습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평화로운 공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욱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지난 17일 EU 법원은 하마스를 유럽연합이 지정한 테러단체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결정을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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