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7년 파리살롱에 전시된 비제 르브룅(Vigee Le Brun)의 작품들은 비평가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비평가들은 그녀가 그린 대상 때문에 당황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녀가 그린 것은 어린 딸을 돌보는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녀가 자신의 미소를 그렸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녀는 치아를 약간 드러내기까지 했습니다. 한 비평가는 이를 “예술가, 전문가, 그리고 고상한 취향을 가진이들이라면 입을 모아 비난할만한 허세(affectation)”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예술 애호가들은 사실 당시의 흐름에 조금 뒤처진 이들이었습니다. 콜린 존스가 “프랑스 미소 혁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입술을 벌린 환한 미소는 적어도 파리에서는 1740년대부터 흔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미소를 짓는 행위에는 당시 무표정을 유지하는 것을 궁중예절로 삼았던 베르사이유의 엄숙한 분위기를 비웃는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귀족들은 얼굴 표정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때로 입술까지 덮는 매우 두꺼운 하얀 분칠을 얼굴에 발랐습니다. 이들은 아주 작은 입술의 움직임만으로도 이를 기쁨이나 유쾌함이 아닌 경멸이나 불만의 표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바르세이유 바깥의, 보다 깨어있는 파리의 상류층 사이에서는 이런 엄격한 분위기가 새로운 감수성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치아를 드러낸 미소는 인간의 진실한 감정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761년 발표된 장 자끄 루소의 누벨 엘로이즈에서 여주인공은, 자신의 임종을 눈물로 지켜보는 이들 사이에서 미소를 짓습니다. 비제 르브룅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중예술 중 가장 보수적이었던 초상화에 이 개념을 도입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 도전은 비평가들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미소는 순간적인 표정입니다. 이것이 비평가들이 미소를 싫어했던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사실 존스가 말하는 것처럼, 초기의 사진에도 미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초기의 카메라는 모델에게 30분 이상 같은 표정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고, 미소는 이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소(smile)와 웃음(laugh) 사이에 분명한 구별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두 개념을 서로 다른 단어로 구분하는 영어와 달리, 프랑스어와 라틴어에서 미소는 그저 작은 웃음(a sub-laugh, sou-rire)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미소와 웃음이 다르다는 증거들도 있습니다. 아기들은 웃음을 배우기 몇달 전에 미소를 짓기 시작하며, 이들이 미소와 웃음을 사용하는 상황은 분명히 다릅니다.
더 큰 문제는, 과연 미소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편적인 표정인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이 자신의 입꼬리를 올린 것은 인간 종의 나이만큼 오래된 일일 것입니다. 실제로 미소는 단 한 부분의 근육만을 사용하는 가장 효율적인 표정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이 입꼬리를 올리는 행동이 과연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행동이었나 하는 것입니다. 중세 이전까지, 미소에 의미를 부여한 기록들은 드물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존스는 책의 서두에서 이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놓습니다. 그리고 그의 관심은 보다 실용적인 측면으로 넘어갑니다. 곧, 그는 치아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이 주제에 대한 설명을 제시합니다. 그는 20세기의 치과의사들보다 먼저 ‘완벽한 미소’를 약속하며 돈을 벌었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고대의 굳게 다문 입은 엄숙한 문화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던 것은 그들의 치아 상태가 좋지 못했고, 따라서 이를 보이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루이 14세는 40살이 되었을 때 치아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이아생트 리고가 남긴 유명한 그의 초상화에서도 그의 주름지고 푹 들어간 입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당시 유행하게된 미소에는 치과술의 발전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치과의사(dentiste)와 칫솔(toothbrush)은 이 시기에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치아를 치료하거나 새로 넣는데에는 상당한 재산이 필요했습니다. 거대하고 시끄러운 사기로 만든 틀니를 디자인한 섀만(Dubois de Chemant)은 이 책에 등장하는 사기꾼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입니다. 몇 년 전 유로스타 고속철을 깔기위한 공사중 한 묘지에서 그가 만든 틀니가 발굴되기도 했습니다.
치과술이 런던에 전해지면서 런던에서도 미소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 새로운 유행이 곧 프랑스 혁명의 분위기에 덮여버리고 말았습니다. 혁명 초기에는 이 새로운 감정이 새로운 사회의 상징이 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르브룅의 뇌쇄적 미소는 반혁명적이라는 혐의를 받기에 충분했고 곧 공포가 프랑스인들의 입술에서 미소를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로베스 피에르는 교수대에서 그의 치아를 모두 잃게 됩니다.
존스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합니다. 미소가 다시 서구인들을 찾아오기까지는 150년이 더 필요했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인들에게 찾아왔던 미소는 너무 일렀던 것입니다.
(스펙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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