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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자에게 배우는 교훈

킥스타터(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만큼이나 돈을 모으기 쉬운 방법이 있을까요? 킥스타터는 2012년 초기 스마트워치였던 페블(Pebble) 이 1천만 달러를 모으면서 모두에게 알려졌습니다. 몇 달 전에는 기능성 아이스박스가 1천3백만 달러를 거뒀죠. USB 충전기, 칵테일 제조기, 스피커를 갖춘 소풍용 아이스박스는 여태까지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지난여름 5만 5천불을 거둔 잭 브라운은 어떤가요? 감자샐러드를 만들고 싶다며 10달러만 후원해달라고 글을 올린 잭 브라운은 5만 달러 넘게 거두었습니다.

이쯤 되면 킥스타터에 프로젝트를 시작해보고 싶지 않나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습니다. 2011년 존 케네디 관련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며 1만 2천달러 모금을 시작한 딘 아우구스틴이나, 구직자와 채용자를 연결해주겠다며 3만 5천 달러를 모금한 조나단 레이터가 그랬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할로윈에 이웃들을 놀라게 하는 동영상을 찍겠다며 뉴욕의 한 형제가 400달러 모금을 시작했죠. 이들 세 캠페인의 공통점은 멀까요? 답은 한 푼도 거두지 못했단 겁니다. 친구들이나 부모까지도 1센트도 기부하지 않았습니다.

베니스의 디자니어 실비오 로루소는 킥엔디드(Kickended)라는 웹싸이트에서 한 푼도 거두지 못한 킥스타터 프로젝트를 분석합니다. 사실 킥스타터의 프로젝트의 10% 가 한 푼도 거두지 못하고, 40% 만이 모금에 성공할 정도로 성공률은 낮습니다.

이 킥스타터 프로젝트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보통 사람들은 베스트셀러를 읽지만, 대부분 책은 베스트셀러가 아니고 출판에 성공하는 책조차도 드뭅니다. 연구 논문은 새롭고 의외인 흥미로운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출판됩니다. 한 개인이 흥미로운 데이터만 발표하면 사기가 되지만, 학계에 출판되는 논문 전반을 보면 흥미로운 데이터가 가득하죠. 우리는 이를 “출판 편향” (publication bias) 라고 부릅니다.

런던의 시내버스는 평균 17명 승객을 태웁니다. 이게 말이나 되나요? 제가 버스를 탈 때마다 버스는 항상 꽉 들어차 있는데요. 뒷이야기는 이런 겁니다. 출퇴근 시간 런던 버스에는 평균 68명 승객이 탑니다. 그러나 하루 세 번은 완전히 텅텅 빈 채로 운행되죠. 승객 입장에서는 버스를 탈 때마다 항상 만원이지만, 평균 인원은 17명이 되는 겁니다. 승객이 없는 버스에 타 본 적이 있는 승객은 없기 때문에 아무도 이를 모르고 만원 버스만 기억하는 겁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 음식점에 갈 때마다 붐비는 모습만 기억하지만 음식점 주인이나 직원들 입장에서는 고객이 전혀 없는 시간이 있을 겁니다.

이러한 통계 편향이 왜 중요할까요? 1943년, 미국의 통계학자 아브라함 왈드는 미공군으로부터 전투기 디자인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게 제한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부위 – 날개, 기체 중심, 꼬리 부분만 강화하는 게 어떨까 하는 제안이었죠.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투기 대부분 날개, 기체 중심, 꼬리에 손상을 입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 왈드는 이 논리에 중요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날개, 기체중심, 꼬리에 손상을 입은 전투기’만’ 기지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다른 부분에 손상을 입으면 전투기는 그대로 추락합니다. 왈드는 날개, 기체중심, 꼬리가 아닌 나머지 부분을 강화해야 더 많은 전투기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Kickended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실패한 사람들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진짜 성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일 지도요. (파이낸셜 타임즈 에디터 팀 하포드(Tim Harford)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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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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