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레오 톨스토이는 한 시골 역의 초라한 농가에서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가장 가까운 제자이자 교활하지만 재능이 부족했던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의 고집에 의해 그와 함께 가출한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평범한 체르트코프같은 인간이 러시아 대문호의 임종을 지키게 되었을까요? 심지어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는 창문 밖에서만 바라볼 수 있었고 방으로 들어오는 것이 거부되었는데 말이지요. 소피아의 전기 “소피아 톨스토이”와 “아내들: 러시아 문호들의 여인들”을 쓴 작가 알렉산드라 파포프는 그의 새 책 “톨스토이의 잘못된 제자”는 바로 이 톨스토이와 체르트코프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체르트코프의 편지들을 포함한 새로운 문서들을 통해 바로 이들의 관계가 톨스토이를 가족들로부터 떼어놓았고 심지어 그의 문학적 유산까지도 위협당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유했고 방종했던 체르트코프는 졸업반이던 26살에 톨스토이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러시아 정교회에서 거부한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문학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체르트코프는 그저 톨스토이의 철학을 앵무새처럼 따라 함으로써 그들이 영혼의 짝이라고 톨스토이가 믿게 만듭니다. 그를 만난 이후로 톨스토이는 자신의 이상을 추구할 수 없게 되었고, 그가 믿고 바라던 것들로부터 멀어졌습니다. 그는 체르트코프의 뜻에 복종하는 일에 어떤 성스러운 면이 있다고 느꼈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순수하게 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체르트코프는 잘생긴 젊은 농노들을 자신의 주변에 두길 좋아했습니다. 톨스토이는 체르트코프가 남자들만을 좋아했고 여자들은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고 쓴 바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체르트코프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다고 가여울 정도로 불안해했습니다. 그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어떻게 저 위대한 인물이 이런 사기꾼을 사랑할 수 있는지에 그저 놀랄 뿐이었습니다.
곧 체르트코프는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에게만 허락되었던 톨스토이의 일기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수정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고, 때로 큰 단락을 덜어내거나 한 장을 다시 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톨스토이의 일기를 다시 쓰기도 했습니다. 그는 톨스토이로 하여금 종교적인 글에 집중하도록 강요했고, 그의 소설을 더 교훈적이 되도록 수정했습니다. 톨스토이에게 중요한 작품들에 체르트코프가 손을 대려 했을 때에는, 톨스토이의 문학적 본능이 살아나 체르트코프의 수정을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그는 온순하게 체르트코프의 제안을 따랐습니다. 그는 체르트코프가 지정하는 글을 썼고 체르트코프의 부족한 작품을 수정해주었습니다. 그는 체르트코프의 심부름을 하기도 했습니다. 체르트코프의 유모를 직접 고용했고, 땅을 시찰했으며, 아스파라거스를 사주기도 했습니다. (체르트코프가 아스파라거스가 시들었다고 불평하자 톨스토이는 다시 가게로 가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로 바꿔왔습니다.) 체르트코프는 톨스토이의 서명이 든 백지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를 대신해 편지를 썼습니다. 물론 그의 형편없는 러시아어가 그가 톨스토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냈지만 말이지요. 체르트코프는 자신과 자신의 아내가 톨스토이의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문서에 톨스토이가 서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돈만을 따지던 방탕한 체르트코프는 3류 작가를 고용해 톨스토이의 미완성 작품들을 출판하려 했습니다. 그는 톨스토이에게 대략적인 줄거리를 써 달라고 했고, 톨스토이의 죽음 후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톨스토이에게 자신이 그의 작품의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체르트코프의 행동은 탐욕이나 망상, 명성에 대한 갈망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사색을 모아 선집을 만든다는 구실로, 그는 자신의 필사자들에게 톨스토이의 일기를 포함한 글들을 복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필사자 중 일부는 체르트코프의 측근으로, 그에게 톨스토이의 행적을 보고했습니다. 체르트코프는 톨스토이의 행동을 감시했고 톨스토이가 정부에 대한 비판할 때 그 톤을 낮출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톨스토이의 일기를 포함해 톨스토이의 작품들을 잔인함으로 악명높고 비밀경찰과도 연결되어 있던 장군의 집에 보관했습니다. 파포프는 러시아 정부가 톨스토이의 대담한 사상을 두려워했고 그의 후기 50년을 감시했다는 사실에서 체르트코프가 러시아 정부의 끄나풀이었을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파포프의 이야기에서 체르트코프는 거의 만화나 드라마 속의 악인과 같이 그려집니다.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인간의 심리를 잘 꿰뚫는 소설을 쓴 위대한 작가가 이런 삼류 사기꾼과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요? 톨스토이는 자신이 체르트코프에게 쓴 편지를 녹음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오. 그게 내가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전부라오.” 파포프는 이 말을 덧붙입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고, 축음기는 그 말들을 다시 큰 소리로 돌려주었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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