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십 대 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살해한 백인 경관을 소환하지 않기로 한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의 결정은 어떤 경우라도 광범위한 분노와 실망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러나 흑인 사회에서 경찰과 한통속이라고 간주되는 지역 검사인 로버트 맥컬러크는 이 민감한 조사를 가능한 최악의 방법으로 해냄으로써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켰습니다.
첫째 그는 미주리주 주지사 제이 닉슨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도록 하고 자신은 물러나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대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대배심 절차를 매우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대중의 신뢰를 저버렸습니다. 수사를 하고, 그 후에 사건 개요를 대배심에 설명해 기소를 권고하는 대신, 자신의 일을 대배심에 떠넘겼습니다. 경찰관 대런 윌슨의 기소 여부에 대해 아무런 의견 제시도 없었고, 배심원이 산더미 같은 증거 속에서 헤매게 만들었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대배심은 겨우 며칠이면 결론을 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놀랍게도 3개월 여를 끌었습니다. 대배심의 진행절차는 비밀에 부쳐졌고, 길게 늦춰진 절차는 윌슨 경관의 혐의를 풀어줄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 맥컬러크씨가 대중의 눈을 피해 교묘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자아냈습니다.
이것으로도 모자랐는지 맥컬러크 검사는 대배심의 평결을 발표하는 방식에서도 무모한 접근을 했습니다. 온종일 발표를 지연시키다가, 평결이 나온다는 발표를 뉴스로 듣고 거리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던 성난 군중을 경찰력이 통제하는 데 매우 불리한 아주 늦고 어두운 시간을 선택한 것입니다. 맥컬러크 검사의 발표는 대배심이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필요했던 사실들의 중립적 요약이라기보다는 윌슨 경관 측을 대변해주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퍼거슨 흑인 사회는 이 지역 경찰의 길고 긴 차별과 공권력 남용으로 매일 고통받고 있었던 터라, 마이클 브라운의 죽음이 분노 폭발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그간 신문기사들이 전하듯이 세인트루이스 지역 경찰은 부분적으로는 벌금을 부과하기 위해 가난한 흑인을 중심으로 거리나 교통요지에서 조직적인 단속을 펼쳐 전체 공동체를 파산으로 몰고 범죄 집단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경찰이 국가 폭력과 같은 의미이며, 외부세력 즉 점령군으로 인식되는 게 당연합니다.
경찰에 의한 흑인 청년 총격 살해는 미국 내 흑인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일이며 흑인 부모들의 큰 걱정거리이기 때문에 사건의 파문이 뉴욕, 시카고, 오클랜드 등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달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젊은 흑인 남성의 경찰의 총격 사망 위험이 젊은 백인 남성에 비해 21배나 높다는 소름 끼치는 결과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이런 통계는 많은 경찰관이 흑인 남성을 인간으로 보기보다는 도시 풍경에서 사라져야 할 존재로 본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죠.
우리는 윌슨 경관의 총격 순간의 증언에서도 그런 인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윌슨 경관은 “그는 마치 내가 그에게 총을 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처럼 총알 사이로 눈앞으로 돌진해 왔습니다”라며 마이클 브라운을 영혼없는 괴물처럼 묘사했지요.
지난밤에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이 사건이 단지 퍼거슨 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라고 했으며 그의 말은 옳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전체에서 펼쳐진 소요사태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노의 물결은 불가피한 한 가지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법 집행에 대한 불신의 초래가 미국 사회의 공동체 질서를 거대한 위험으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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