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경영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는 10가지 속임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회의에서 똑똑해 보이고 싶습니다. 그러나 회의 중에 휴가, 낮잠, 베이컨 같은 딴생각에 빠져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보면 쫓아가기가 쉽지 않죠. 공상에 빠져있다가도 똑똑해 보일 수 있는 10가지 속임수를 소개합니다.

1. 벤 다이어그램을 그리세요. 
일어나서 칠판에 밴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건 똑똑해 보이기 위한 최고의 방법입니다. 내용이 부정확해도 상관없습니다. 아니, 부정확할수록 낫죠. 당신이 펜을 내려놓는 순간 동료들은 벤 다이어그램의 지표가 무엇이며 원은 얼마나 커야 하는지 토론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면 펜을 놓고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 캔디크러쉬를 시작해도 됩니다.

2. 퍼센티지로 표시된 지표를 분자 분모로 표현하세요.
누군가 “25% 유져가 이 버튼을 클릭합니다.” 라고 말하면 “그러니까 4명 중 한 명이 클릭한다는 거지” 라고 말한 후 노트에 적으세요.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 계산이 빠르다는데 감탄할 겁니다.

3. “잠깐만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봅니다.” 라고 말하세요.
모두가 열을 띄며 어떤 주제에 관해 토론을 벌일 때가 있을 겁니다. CTA가 어떻고, OTA가 어떻고 모두 데이터를 보며 의견을 내놓느라 바쁘죠. 당신은 데이터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납니다. 자, 지금이야말로 화제를 바꿀 때입니다. “여러분, 여러분, 자, 진정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다들 고개를 돌리고 지금 정적을 만들어낸 당신의 능력에 감탄할 겁니다. “여기서 우리가 정말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되짚어봐요.” 짠! 이제 당신은 한 시간은 정말 똑똑하게 보일 겁니다.

4. 필기하는 척하며 고개를 끄덕이세요. 
항상 노트를 가져오세요. 첨단 테크보다 가끔은 아날로그적인 게 낫습니다. 귀에 들리는 문장을 그대로 받아적으며 고개를 끄덕이세요. 누군가 회의록을 적고 있느냐고 물으면, 개인적인 노트일 뿐이며, 회의록은 누군가 따로 적어야 한다고 확실히 말하세요. 유후, 방금 새로운 업무 부담을 덜었습니다. 정말 잘하고 있다면, 아예 아무 업무도 안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5. 엔지니어가 한 말을 아주 천천히 반복하세요.
회의실에 들어갈 때 엔지니어가 어딨는지 확인하고 이름을 기억하세요. 그는 아마 회의시간 내내 조용할 겁니다. 어쩌다 한마디 하면 중요한 말인데 웅얼거려서 아마 아무도 못 알아들을 거에요. 그럼 재빨리 여기 끼어드세요. “그러니까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신 거죠?” 그리고 그가 말한 걸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반복하세요. 지금, 그의 지성이 당신의 입을 통해 회의실에 전달되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은 그 지성이 당신의 지성이었다고 기억하게 될 겁니다.

6.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이게 확장(Scale) 가능합니까?” 라고 물어보세요.
어떤 주제에 대해 논하고 있던 그 방안이 확장 가능한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확장’이 무슨 뜻인지 아무도 정확히 모르지만 아무 때나 물어봐도 되는 질문입니다. 굉장히 일반적이고, 엔지니어들은 돌아버리죠.

7. 회의실을 걸어 다니세요.
누군가 회의 중에 일어나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까? 저는 그래요. 갑자기 회의 중에 일어나 분위기를 바꾸기란 쉽지 않지만, 그러는 즉시 그 사람은 굉장히 똑똑해 보입니다. 팔짱을 끼고, 천천히 고민하듯이 회의실을 걸어 다니다 구석에 가서 벽에 기대서세요. 그리고 큰 한숨을 쉬세요. 모두 당신이 무얼 생각하는지 알아내려 초조해질 겁니다. 당신이 아침에 먹은 베이컨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게 뭡니까.

8. 발표자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한 장 뒤로 돌아가 달라고 부탁하세요. 
“죄송한데, 조금 전 보여준 페이지로 돌아가도 될까요?” 어느 발표자나 가장 듣기 싫은 질문입니다. 어느 순간에서 나오든, 당신이 발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죠. 발표자는 당신이 지적하려던 요점을 짚지 않고 넘어간 게 되고, 당신은 명석한 사람으로 떠오릅니다. 지적할 게 없다고요? “저 숫자 의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하고 다시 의자 뒤로 몸을 기울이세요. 당신은 방금 회의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9. 전화받으러 회의실을 뜨세요.
회의 중 회의실을 뜨는 게 회의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일까 걱정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당신이 “정말 중요한”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뜨면 모두 당신이 얼마나 중요하고 바쁜 사람인지 깨닫게 됩니다. “이 회의는 중요한 건데, 이보다 더 중요한 전화가 있다니 정말 중요한 사람이구나. 귀찮게 안 하는 게 좋겠어.” 라고 생각하겠죠.

10. 자학 농담을 하세요.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데 지난 한 시간 동안 들은 게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면 “나 지난 한 시간 동안 들은 게 아무 기억이 안 나는데요.” 라고 농담처럼 말하세요. 사람들은 자학 조크를 좋아합니다. “내 이혼변호사한테 물어보면 될 거에요.” “아후 정말 죽고 싶네요.” 그럼 모두 웃으면서 당신이 솔직하나 사실은 정말 똑똑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Sarah Cooper, Medium)

원문보기

heesangju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열린 인터넷이 인류의 진보를 도우리라 믿는 전형적인 실리콘밸리 테크 낙천주의자 너드입니다. 주로 테크/미디어/경영/경제 글을 올립니다만 제3세계, 문화생활, 식음료 관련 글을 쓸 때 더 신나하곤 합니다. 트위터 @heesangju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View Comments

Recent Posts

[뉴페@스프] “응원하는 야구팀보다 강한” 지지정당 대물림… 근데 ‘대전환’ 올 수 있다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뉴페@스프] ‘이건 내 목소리?’ 나도 모를 정도로 감쪽같이 속였는데… 역설적으로 따라온 부작용

* 비상 계엄령 선포와 내란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동안 쉬었던 스브스프리미엄에 쓴 해설 시차발행을…

4 일 ago

살해범 옹호가 “정의 구현”? ‘피 묻은 돈’을 진정 해결하려면…

우리나라 뉴스가 반헌법적인 계엄령을 선포해 내란죄 피의자가 된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뉴스로 도배되는 사이 미국에서…

5 일 ago

미국도 네 번뿐이었는데 우리는? 잦은 탄핵이 좋은 건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투표가 오늘 진행됩니다. 첫 번째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으로 투표에…

1 주 ago

“부정 선거” 우기던 트럼프가 계엄령이라는 카드는 내쳤던 이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후 미국 언론도 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태에 큰 관심을 보이고…

2 주 ago

트럼프, 대놓고 겨냥하는데… “오히려 기회, 중국은 계획대로 움직이는 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안보…

3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