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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의 비극을 되풀이하는 멕시코

(역자 주: 멕시코 신문 <엘 에스펙타도르>에 실린 칼럼입니다.)

무고한 멕시코 대학생들이 범죄 집단에 의해 집단 학살됐습니다. 희생자들은 지난 9월 정부에 항의 시위를 하다 게레로 주 이구알라 시 부근에서 실종된 학생들입니다. 갱단(gang)이 학생들을 구타한 후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고 게레로 주 경찰이 이 학살에 연루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나라에서 폭력 범죄와 부패는 낯선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에 항의하며 일어난 시위 규모는 범상치 않습니다.

정부에 항의하던 학생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68년 당시 집권당이었던 제도혁명당(PRI, 현 집권당이기도 함)은 수도에서 시위하던 학생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습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학살 사건과 2014년 이구알라 학살 사건에 공통점이 있을까요?

1968년 올림픽이 열리기 며칠 전, 멕시코 시티 틀라테롤코 지구에서 독재에 항의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들이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총을 쏜 것은 구스타포 디아즈 오르다즈(1964~1970) 대통령 정부 휘하의 무장 요원들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늘 그랬듯 정부는 희생자 수를 숨겼습니다. 일리나 포니아토프스카 같은 기자들이 끝끝내 추적한 결과 그 날의 희생자 수를 밝혀냈습니다. 300명이 넘었습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가장 각광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된 포니아토프스카가 또 다시 정의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번 희생자는 교생 실습 중이던 대학생 43명입니다.

세르반테스 상 수상자로 유명한 포니아토프스카는 8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극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의 전면에 나섰습니다. 포니아토프스카는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 모인 20만 대중 앞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런 반인륜적인 범죄가 단죄되지 않고 묻히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외쳤습니다.

희생자들은 시골 교사 임용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하던 중에 실종되었습니다. 포니아토프스카는 희생자들이 다녔던 아요치나파 대학이 “아주 가난한” 곳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대학은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습니다. 그 대학은 시골 교사가 되려는 농민 출신 학생이 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어 포니아토프스카는 이제는 가난한 자가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정권은 국민의 뜻을 먼저 물어야 합니다. 약자의 의견이 존중받고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은 멕시코 32개 주 주민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입니다.”

자유방임 경제정책이 극빈층을 양산해 낸 멕시코는 또한 세계 최고 부자 20명을 배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맺은 FTA로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가난만 더 심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마약 조직은 무법천지로 활개치고 있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농부, 원주민, 학생, 노동자를 향한 ‘더러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살해당하고 박해받는 사람들의 소식은 방송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방송 매체가 다루는 “정보”라는 것은 멕시코 영부인이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과 닮았다는 식의 가십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몰락하고 있습니다. 포니아토프스카는 “멕시코는 지금 국가적 재앙에 직면에 있습니다”라고 연설했습니다. “멕시코는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당국이 대학생 사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 탐사 기자 파리스 마르티네즈는 실종된 학생의 명단을 작성한 적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게레로 주 아틀리아카 출신의 알베라르도 바스케즈 페니텐입니다. “그는 축구를 좋아했다. 최근 시합에서도 골을 많이 넣었다”라고 마르티네즈는 적었습니다. “그는 조용한 성품에 주변의 존경을 받는 학생이었다. 절대 타인을 쓸데없이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일이 없었다. 축구 말고 좋아하는 것은 공부였다. 책을 한 번 잡으면 거기에만 몰두했다.”

다시 묻습니다. 1968년 희생자와 지금 희생자 사이에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원문 보기: 엘 에스펙타도르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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