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좋은 대학의 경제학 박사 과정 프로그램의 목표가 성공적인 경제학자를 배출하는 것이라면 이 프로그램들은 실패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경제학 저널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에 실린 논문에 실린 문장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까요? 이들은 154개의 미국과 캐나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14,300명의 박사 학위 획득 이후 6년간의 연구 실적을 살폈습니다. 박사 학위 획득 이후 6년은 정년 보장 심사를 받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몇 개의 논문을 실었는지는 얼마나 훌륭한 연구 업적을 남겼는지와 똑같지 않습니다. 하나의 훌륭한 논문이 3개의 별로 좋지 않은 논문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논문이 실리는 저널의 등급을 나눴습니다. 저자들은 전미 경제학회지수(American Economic Review-equivalent)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전미 경제학회지(AER)는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논문을 내고 싶어 하는 꿈의 저널입니다. 이들은 다른 모든 경제학 저널이 전미 경제학회지와 비교해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치경제학회지(Journal of Political Economy)는 전미 경제학회지의 0.67만큼의 가치가 있고 경제 이론지(Economic Theory)에 실린 논문은 전미 경제학회지의 0.25만큼의 가치가 있습니다.
어떤 결과들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하버드나 MIT와 같이 가장 좋은 프로그램을 졸업한 사람 중에서 상위 99%에 속한 졸업생들은 6년 동안 전미 경제학회지에 4개의 논문을 내는 것과 같은 엄청난 생산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 박사 과정 소지자들과 심지어 최고의 프로그램을 졸업한 졸업생들의 대부분의 논문 실적은 참혹했습니다. 경제학 박사 학위 소지자들의 중위 성과는 전미 경제학회지수 0.2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6년간 2부급 저널(second-tier field journals)에 한 편의 논문을 낸 것과 같은 수치입니다.
이 결과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요? 만약 당신이 최고의 경제학 박사과정에 합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훌륭한 연구자가 된다는 것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가장 생산적인 연구자들은 가장 순위가 높은 학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박사 과정을 받았습니다. 이 논문의 결과는 실제로 경제학 박사 과정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지도 모릅니다. 교수들이 학자로서 성공할 것 같은 학생에게는 많은 관심을 쏟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 학생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아주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핵심적인 질문은 경제학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성공적인 경제학자가 되고 싶어하는가일 것입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이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을 보면 대부분 학생-특히 프로그램 순위가 높은 학교일수록-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서 경제학 박사 과정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많은 경제학 박사 중에는 학계에 남기보다는 정부나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정부나 사기업에서 일하는 경제학자들 역시 계속 연구를 하지만, 이들의 연구가 학계의 논문에 실리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하는 경제학자들의 경우 많은 논문을 쓰고 있지만, 이 논문들은 거의 학계가 인정하는 논문에 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책 연구를 하는 정부에서 일하는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경제학 박사들에게 학문적 연구에서 생산적일 인센티브가 많이 없습니다. 전 분야에서 매해 배출되는 박사 과정 학생과 비교하면 교수직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매해 10만 명의 박사가 배출되는데 교수 자리는 16,000개에 불과합니다. 학계에 자리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 때 학계에서 원하는 연구에서 생산적이라는 것의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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