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올 여름 결혼식에 초청받아 다녀왔다면, 그 커플은 이미 동거 중이었을 가능성이 절반 이상입니다. 50년 전에는 미국에서 결혼하는 커플의 10%만이 결혼 전에 같이 살았지만, 이제는 초혼의 65% 이상이 동거로 시작하니까요.
한때 금기시되었던 혼전 동거는 198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통과 의례 수준으로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혼전 동거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동거에는 어려운 점도 따릅니다. 현재 미국 내 동거 인구는 800만에 달합니다.
워싱턴 DC에 살고 있는 27세 동갑내기 클레어와 찰리 커플도 지난 8월부터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간에 감정이 깊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 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한 쪽의 집에서 밤을 보내는 날이 많았고, 함께 살면 집세를 아껴 저축을 더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거를 시작한 이후, 데이트만 할 때는 몰랐던 문제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클레어는 개발자이면서 온라인 게이머인 찰리가 컴퓨터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를 많이 쓰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는 것이죠.
덴버대학교에서 동거 문제를 연구하는 임상 심리학자인 갈레나 로즈는 지난 10년 간 동거 중인 커플들의 상담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하루 몇 시간을 함께 보낼지, 친구 문제는 어떻게 할지와 같은 연인의 문제와 집안일은 어떻게 나눠서 할지, 돈 관리는 어떻게 할지와 같은 부부의 문제를 모두 안고 있죠.”
클레어는 오히려 동거를 통해 미리 그런 문제들을 점검해보기를 원했다고 말합니다.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거품이 꺼지고 나면 어떤 사람인지를 미리 알아야 결혼을 생각해볼 수 있죠.”
하지만 로즈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동거에 생각보다 더 큰 위험이 따른다고 말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깊이 알 수 있지만, 상황이 잘 안 풀렸을 때 헤어지는 것도 이혼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로즈는 연인 관계가 끝나고 난 후에도 주택 리스 계약 때문에 두 달 간 동거하면서 재산 문제 등 여러 가지를 해결해야 했던 커플의 예를 소개했습니다. 또 첫 동거의 절반 가량이 실제 결혼으로 이어지는만큼, 문제가 있어도 그대로 결혼해서 결국은 이혼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동거가 실제로 이혼 가능성을 높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로즈는 공동 연구를 통해 정식 약혼 전부터 동거를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결혼 생활의 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로즈는 동거를 무조건 피하라는 충고 대신, 동거 전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여러 가능성을 미리 상정해보라고 조언합니다. “한 쪽은 동거가 결혼으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한 쪽은 그저 출퇴근이 편해지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서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어봐야 알 수 있죠.”
클레어와 찰리도 동거 결정 전 긴 시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고, 집 계약은 원래 그 집에 살던 클레어의 이름으로 체결했습니다. 두 사람은 여전히 한 사람이 쫓겨나는 시나리오는 상상할 수 없다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지만, 만에 하나 일이 틀어지면 누가 이삿짐 트럭을 불러야 할지는 정해져 있는 것이죠.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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