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는 무시무시하고 예측불가능한 병입니다. 서아프리카에서 최근 에볼라로 죽은 사람이 5천 명에 달하고 감염자는 1만 3천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에볼라 문제는 주로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같은 국가들에 한정됐습니다.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은 한때 에볼라를 겪은 나라지만 지금은 에볼라 환자가 없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에볼라 변종이 창궐한 시작점이었지만 지금은 진압된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 한 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말리의 경우 그 환자는 사망했고, 다른 추가 사망자는 없습니다.
에볼라가 매우 명확한 지리적 범위 안에서만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인은 여전히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최근 뉴저지의 한 학교는 르완다에서 온 두 학생의 등교를 금지했습니다. 동아프리카는 에볼라가 없는 지역이고 서아프리카에서 르완다까지 거리는 텍사스에서 뉴저지까지 거리보다도 더 먼데 말이죠. 또 케냐를 여행하고 왔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는 바람에 켄터키의 한 교사가 물러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남아프리카, 케냐, 짐바브웨로 가려던 여행객들이 출국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나라들은 에볼라가 실제 번지는 나라와 전혀 가까이 있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영국 화학자 앤서니 잉글랜드 씨는, 이런 현실을 개탄하며 에볼라 환자가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를 지도 한 장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위에 보는 저 지도가 그것입니다.
잉글랜드 씨가 답답해서 트위터에 올린 저 지도는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습니다. 원본 트윗은 수백 번 리트윗됐습니다.
“무지와 오해가 넘쳐나서 문제입니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단지 케냐에 체류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사임하게 된 켄터키 학교 스캔들은 정말 바보짓입니다. 또 이런 바보짓이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로 하여금 비과학적인 검역 제한 조치를 하도록 이끌었지요.”
물론, 저 지도를 읽을 때는 주의사항이 필요합니다. 위 지도에선 말리나 콩고민주공화국이 빠져있습니다. 이 두 나라가 에볼라 청정국이라고 발표된 적이 없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잉글랜드 씨는 비판을 이해한다면서도 “단지 3개국만이 에볼라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는 이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그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서양인은 아프리카 대륙의 지리학에 대해 종종 무지를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의 크기를 오해하곤 합니다. 실제 아프리카의 크기는 미국, 중국, 인도, 멕시코, 일본과 유럽 주요국을 합친 것보다 큽니다.
번역요약: 신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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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레이첼 매도우 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아프리카 출신'들에 대한 한국내의 비정상적인 공포/혐오가 떠올라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아프리카가 지구에서 아시아 다음으로 큰 대륙이라는 사실을 자주 무시하죠. 에볼라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