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는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요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의 삶은 실로 박진감이 넘칩니다. 모든 것들이 끊임없이 그리고 아주 재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도시화와 도시의 외형적인 성장이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일까요? 도시가 팽창하는 속도에 밀려 우리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기술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이 덕분에 우리 삶이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 모두가 기대하지만, 도시의 삶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합니다. 아니, 실제로는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지고만 있죠. 산더미 같이 쌓인 서류와 과제, 서신교환 및 전화통화, 약속, 걷잡을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 등 우리의 일상은 기술의 발전으로 훨씬 더 복잡하고 힘겨운 과정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러한 역설적 상황을 두고 도시 구성 체계의 오류라 칭하기도 합니다.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생체 시스템과는 달리 도시는 외형이 성장하면 할수록 이에 필요한 에너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생태 피라미드를 기억하고 있다면 기하급수 법칙을 따르는 도시의 성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시가 성장하면 할수록 생태 피라미드의 상단부가 기형적으로 커지게 되고 이는 생태계 전체의 존속을 위협할 수도 있죠. 과거 로마 제국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방대하게 확장한 로마 제국은 제국을 지탱할만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지 못했고 복잡한 체계를 제어할만한 혁신을 이뤄내는 데도 실패했죠. 결과는 몰락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떻게 이러한 위협을 제어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인류는 지금까지 이를 주도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현재까지 현대 문명이 존속한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우리의 생존은 상당 부분 운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의 발견이 그 예입니다. 사실상 인류는 도시의 성장에 수반하는 에너지 기하급수 법칙을 깨뜨리거나 수정하는 데에는 그동안 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도시의 성장 속도에 맞추어 혁신을 제때 이뤄낸 것도 아닙니다. 어딘가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더욱 빠른 속도로 착취했을 뿐입니다.
결국, 혁신의 속도를 높이거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는 이상 우리의 문명은 궁극적으로 몰락할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화석 연료의 발견처럼 또 다른 운에 기대어 생존 연장을 꿈꿀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도시 구성 체계가 체적이 커질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생태계 법칙을 따르지 않는 이상 로마 제국이 그러했듯 인류에게 남은 것은 몰락뿐일 것입니다. (Financial Times)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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