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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지역의 어린이들의 이중고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 근교에 살고 있는 17세 소녀 아미나타는 얼마전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망 추정 원인은 에볼라지만, 아미나타는 어머니가 잇몸병을 앓고 있었는데 감염이 악화되어 돌아가셨다고 말합니다.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에게 찍이는 낙인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에볼라 관련 엄격한 의료 규정 때문에 어머니와 작별의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한 아미나타에게 어머니의 죽음 후 펼쳐진 삶은 또 다른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유니세프의 추산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에볼라 사태 이후 이 치명적인 전염병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어린이는 4천 여 명에 이릅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까운 가족과 친척은 물론이고 마을 전체로부터 버림을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시에라리온의 보건위생부에 따르면, 에볼라로 부모를 잃은 고아는 약 1450명 정도인데, 그 사실이 알려지면 친척들도 아이를 돌보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 사실을 쉬쉬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위해 전국에 14곳의 임시 보호 시설을 세웠습니다. 내전 와중에 아동 인신매매가 성행했던 시에라리온에서 어린이들이 처한 상황은 더욱 위험합니다. 갈 곳 없고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을 노린 인신매매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것이죠.

에볼라에 감염되었거나, 감염되었을 가능성 때문에 격리되어 있는 어린이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병동에서 일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이 곳에서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 겪어서는 안될 일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고통과 두려움에 울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아올려 달래주고 싶은 것이 의료진의 본능이지만 에볼라가 워낙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어린이들이 의료진이 입고 있는 보호 장비에 손을 대거나 의료진의 옷 위로 구토를 하는 등 통상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에볼라 병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자원봉사자는 심지어 아이가 에볼라에 걸렸다가 완치가 되었는데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경우도 보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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