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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의 수많은 이름들, 이유는?

중동에서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급진적 지하디스트 집단이 여름부터 전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은 시리아의 일부와 이라크 제 2의 도시 모술까지 점령하고, 포로를 학살하며, 때로는 끔찍한 참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타 종교인들을 탄압하는 등 만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세력을 진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지칭하는 이름과 영문 이니셜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IS, ISIL, ISIS, SIC… 이들을 지칭하는 이름이 다양한 까닭은 우선 이 집단의 오랜 역사 때문입니다. 이들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이에 맞서 싸웠던 작지만 악명높은 수니파 저항군으로 탄생했습니다. 당시 이들은 스스로를 ‘이라크의 알카에다(al-Qaeda in Iraq)’, AQI라고 불렀죠. 그리고 2007년 알카에다의 설립자가 사망하자 이들은 ‘이라크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n Iraq)’, 즉 ISI로 이름을 바꿉니다. 이후, 본거지인 이라크에서 세가 위축되었으나 시리아에서 내전이 터지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리아로 침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영토 확장을 반영하기 위해 2013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n Iraq and Syria)’, ISIS로 다시 이름을 바꾸죠. 올해 6월, 이들은 다시 이름을 바꿉니다.  ‘이라크 칼리프 왕국(State of the Islamic Caliphate)’, SIC라는 새 이름은 전 세계 모든 무슬림 위에 군림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명칭입니다. 

아랍어 명칭을 영어로 번역하다보니 혼란은 더욱 깊어집니다. 이들은 ISIS라는 이름을 정하면서 ‘제국주의자’들이 붙여놓은 지역 이름인 시리아를 거부하겠다며 시리아의 수도 또는 레반트 지역을 지칭하는 al-Sham이라는 단어를 명칭에 넣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영어로는 ‘이라크와 레반트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in Iraq and the Levant)’, 즉 ISIL로 번역되기도 했죠. ISIS와 ISIL이 함께 쓰이는 이유입니다. 이것을 아랍어로는 ‘알 달라 알 이슬라미바 필 이라크 왈샴(al-Dawla al-Islamiya fil ’Iraq wal-Sham)’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를 줄인 말인 ‘다이시(Da’ish)‘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HAMAS)가 말 자체로 열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슬람 저항 운동(Harakat al-Muqawama al-Islamiya)’의 약어인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아랍인들사이에서는 ‘다이시’라는 명칭이 널리 퍼져있으나, 조직원들은 자신들을 ‘국가’를 의미하는 ‘알 달라‘라고 줄여 부르며 ‘다이시’라는 말을 사용하는 자들에게 태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다이시’는 아랍어로 짓밟다, 짓누르다, 으스러뜨리다 등의 단어와 비슷하게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 부정적인 의미를 부각시킨다는 차원에서 프랑스 정부는 이들을 ‘다이시’라고 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이들이 이슬람 국가를 자처하고 있지만 실은 이슬람도, 국가도 아니라는 뜻에서 ‘Non-Islamic Non-State’라고 칭하기도 했죠. 본지는 당분간 이들을 간단하게 IS로 칭하기로 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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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기사지만 오타 수정 부탁드립니다. 'al-Dawla'의 한글 표기는 '알-다울라'가 맞습니다. 또 'al-Dawla al-Islamiya fil ’Iraq wal-Sham'의 한글 표기는 '알-다울라 알-이슬라미야 필 이라크 왈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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