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한국

[미얀마 현지 언론 보도]15세 소녀에게 한국 재계 거물 접대를 강요

한국 미인 대회에 참가한 미얀마 15세 소녀는 한국에서 재계 거물을 접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사진출처:말레이시아 크로니클)

미얀마 현지 언론 <위클리 일레븐> 9월 2일 자 기사입니다.

15세 소녀 메이 미얏 노에(역자주 : 한국 언론은 메이 타 테 아웅으로 표기)는 자신을 도둑이며 거짓말쟁이로 몰아간 한국 회사를 상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 수술을 하라는 지속적인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 주말 귀국했습니다.

그 회사는 이 15세 소녀에게 한국 재계 거물을 위해 언제든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나가야 하는 접대(on-call escort)를 강요했습니다.

9월 2일 그녀는 양군(미얀마 수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 동아시아 국가에서 있었던 3개월간의 시련을 폭로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미인대회 <미스아시아퍼시픽월드 슈퍼탤런트>를 주최하는 한국 회사(이하 주최 측으로 표기)가 그녀를 모욕하며 공격하고 있지만, 메이 미얏 노에는 공식 사과를 받기 전까지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녀는 주최 측이 한국 재계 거물을 접대하라고 강요했을 뿐만 아니라 성형 수술을 받도록 협박했다고 말했습니다. 주최 측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미스아시아퍼시픽 슈퍼탤런트> 대회에서 메이 미얏 노에가 우승했을 때 이미 그녀가 만 15세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시인한 바 있습니다.

주최 측은 이 소녀가 성격이 이상하다고 공격하며, 미인대회 우승 왕관을 훔친 도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가슴 성형을 받았고 수술 비용이 약 1천만 원에 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998년 10월 19일 생인 메이 미얏 노에는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녀는 주최 측이 공식적인 사과 편지를 보낼 때까지 왕관을 갖고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미얀마 국가의 명예도 훼손당했다며, 그 사과는 자신과 미얀마 국가 모두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사과문을) 받으면, 저는 왕관을 돌려줄 것입니다. 만약 받지 못한다면 주최 측을 고소할 것입니다.” 그 사과는 미얀마 현지 대행업체가 아니라 한국 본사로부터 직접 와야 하며, 그것은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발표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이 미얏 노에의 어머니도 기자회견에 동석했습니다. 두 사람은 주최 측의 협박, 강압, 사기, 괴롭힘과 불법 행위를 함께 증언했습니다.

메이 미얏 노에는 한국을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주최 측이 그녀에게 음반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재계 거물을 사적으로 만날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 재계 거물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접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주최 측이 그녀와 그녀 어머니에게 아직 10대에 불과한 메이 미얏 노에가 수많은 성형을 받아야 한다며 장황하고 끈질기게 수술 필요성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주최 측이 해외 언론을 통해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반박합니다. 메이 미얏 노에는 미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주최 측 임원이 그녀를 대하는 방식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제가 미인대회에서 우승하자 주최 측은 가수 활동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며 3년 계약에 서명하라고 말했지만, 저는 학업을 계속하고 싶었습니다.”

메이 미얏 노에는 양자택일을 강요받았다고 합니다. 3년 계약에 서명하든지, 음반 제작은 없던 걸로 하든지. “결국, 저는 그 계약서를 받아들였습니다.” 계약서는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동안 회사가 숙식과 경호를 제공할 의무를 지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고 그녀는 덧붙였습니다.

나중에, 한국 주최 측과 미얀마 대행업체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본사는 나에게 미얀마 대행업체와 맺은 계약을 파기하라고 말했고, 그래서 저는 따랐습니다. 이후 한국 주최 측과 함께 일했습니다.”

그녀는 주최 측에 아직 자신이 어리고 보호가 필요하니 어머니가 한국에 남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원래 초청장은 한국 체류 대상자로 저와 어머니를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도착해서 보니 초청장에 적힌 약속과 계약서 내용은 서로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최 측은 제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형 수술을 받지 않으면 한국 걸그룹에 끼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형수술을 못 받겠다고 여러 차례 거절하자 협박과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제 음반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재계 거물(tycoons)이 언제든 원할 때마다 그들을 접대(escort)하는 요청에 응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저희 모녀는 성형 수술을 받기로 예정되어 있던 부산 교외의 낡은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들은 어머니가 미얀마로 돌아가야 한다며, 제가 만나야 할 스폰서들이 있는데 어머니가 주변에 있으면 (만남이) 불편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주최 측에 제가 너무 어리고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을 게 분명하므로 접대 요구를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주최 측은 우리 모녀에게 한 푼도 못 준다고 말하며 우리를 그 집에 남기고 떠났습니다. ”

최후의 결정타는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며 일본으로 며칠 가 있을 것을 요구받았을 때입니다. 그 때 주최 측은 “스폰서”가 그녀와 동반할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미얀마 동포들이 저를 공항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그녀는 자신과 어머니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그 순간까지도 미인대회 우승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미얀마에 도착하고 나서야 미얀마 대행업체로부터 왕관을 반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상황을 얘기했습니다.

“제가 왕관을 훔쳤다는 주장은 저와 제 조국을 모욕하는 겁니다. 저의 명예를 훼손한 그 대회 왕관을 저는 원하지 않습니다.”

메이 미얏 노에는 처음 왕관 반환 얘기를 들었을 땐 왕관을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고심 끝에 돌려주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자신과 조국의 명예를 훼손한 주최 측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해야만 왕관을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앞으로 <아시아퍼시픽 월드 슈퍼탤런트> 대회와 그 대회를 주최한 조직위, 미얀마 대행업체 모두와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미인대회는 예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2011년 제1회 대회 우승자였던 한국인은 우승 왕관을 도로 반환하면서, 자신이 “스폰서를 접대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대회를 비판하는 다른 참가자들의 비디오 파일 증언이 인터넷에 넘치고 있습니다.

메이 미얏 노에는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이 대회의 평판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자신이 가슴 수술을 받았고, 간호사의 돈을 훔쳤다는 주장도 부인했습니다.

나이를 속였다는 의혹에 관해선, 그녀는 미인대회 시작 전까지 자기 나이에 대해 솔직히 말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참가 기준보다 세 살 어리다는 사실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녀는 주최 측의 명성에 누를 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후 자신의 나이에 대해 침묵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클리 일레븐)

원문보기

역자주:

1. 미인대회를 주최한 한국 조직위 측의 반론은 관련 기사 <일그러진 미인대회의 초상>에 있습니다.
2. <위클리 일레븐>은 미얀마 최대 언론 그룹인 <일레븐 미디어>에서 발행하는 주간 신문입니다. 2011년 미얀마 군부의 언론검열에 맞서는 보도로 <국경없는 기자회>로부터 ‘올해의 미디어’로 뽑힌 바 있습니다.
3. 이와 관련해 지난 2011년 영국 BBC가 이 미인대회를 비판한 기사가 있습니다(링크).  비판 내용은 메이 미얏 노에가 주장하는 바와 같습니다. 일각에서 BBC가 정정보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BBC는 현재까지 기사를 정정한 바 없으며, 다만 기사 하단에 대구 경찰의 반론을 추가했습니다. 반론보도와 정정보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호철

View Comments

  • 너무 창피합니다. 다른 뉴스에서 조직위가 변명하는 글도 읽었는데, 미스 미얀마가 경제적 문화적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해하겠다는 등 싸구려 멘트나 말하고 있네요.

  • 서로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 법적 대리인을 내세우던지 해서 만나서 의견조정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저 아가씨가 다른 마음으로 왕관을 훔쳐서 돌아간 건지, 아니면, 주최측이 치졸한 짓을 하는 건지, 현단계에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경찰이나 관련 기관에서 조사하는 게 나을듯...
    현단계에서 한국이 창피하다는 둥 하는 건 지나치게 넘겨 짚는게 아닌가 합니다. 좀더 상세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판단 가능할듯.

  • Jason Borne/ 개인적으로 직접 알고 있는 유명, 무명 피해자만 수십 건이고 스폰서, 성접대가 상식화되어있는 것이 한국 연예계, 재계, 사회 상황인데 어느 곳에 살고 계시나요?

Recent Posts

[뉴페@스프] “돈 때문이 아니다” 최고 부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치 후원금을 내는 이유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쓰고…

2 일 ago

‘백신 음모론자’가 미국 보건 수장 되다… “인신공격은 답 아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인선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불가피한 인물도 다수 지명된…

3 일 ago

[뉴페@스프] “레드라인 순식간에 넘었다”… 삐삐 폭탄이 다시 불러온 ‘공포의 계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4 일 ago

[뉴페@스프] 사람들이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름 결정론’ 따져보니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6 일 ago

‘예스맨의 절대 충성’ 원하는 트럼프…단 하나의 해답 “귀를 열어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여준 이들로, 기존 공화당원들…

7 일 ago

[뉴페@스프]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 미국 대선판에 등장한 문건… 정작 묻히고 있는 건

* 뉴스페퍼민트는 SBS의 콘텐츠 플랫폼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 뉴욕타임스 칼럼을 한 편씩 선정해 번역하고, 글에 관한 해설을…

1 주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