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 사람들은 해외에 나갔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요? 무뚝뚝하고 까다로운 독일인, 시끄러운 미국인, 무례한 중국인, 착한 캐나다인… 흔히 퍼져있는 고정관념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일말의 진실이 담겨있다 하더라도, 고정관념이란 게으름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이는 확증편향에 의해 강화되기 마련이죠. 점잖은 미국인 관광객 여러 명은 금방 잊혀지고, 한 명의 ‘어글리 아메리칸’만 기억 속에 남는 것이죠. 영국인들만 해도 폭력적인 취객으로 악명이 높지만, 지중해의 환락가에서나 그런 경향이 좀 있지 다른 곳에 놀러가서 조용히 놀다오는 영국인들은 억울할 일입니다.
실제로 7월 17일 영국 정부가 발표한 <영국인 해외 행동 보고서>를 보면 지난 5년 간 해외에서 문제를 일으켜 영사 지원을 구한 영국인의 숫자는 19만명 대에서 17만명 대로 줄어들었습니다. ‘난동꾼 영국 관광객’의 성지와도 같은 스페인에서조차 체포 건수가 줄어들었죠. 그러나 인식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스페인과 키프로스 등지의 휴양지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영국 관광객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쏟아졌고, 해당 지역의 당국도 단속을 강화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현지 TV에도 날이면 날마다 만취 상태로 소동을 부리는 젊은이들을 고발하는 보도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증편향은 다시 한 번 힘을 발휘합니다. 예전 보도에도 등장한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젊은이들은 점차 얌전해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청년들도 마찬가지죠.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은 과거에 비해 예의바르고 비폭력적이며, 성적인 모험을 꺼립니다. 하지만 고정관념은 여전히 살아있고, 때로는 미디어에 의해 더욱 강해집니다. 여유로운 독일인, 상냥한 미국인, 끔찍한 캐나다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워런 버핏의 말처럼 명성을 쌓는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데는 5분이면 충분한 것이죠.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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