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에는 1100만에서 1200만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중 다수가 라티노로, 미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일을 하며 재산을 소유한 채 살아온지 오래라 떠나온 모국보다 미국을 훨씬 가깝게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부시 대통령 당시에도 이들의 지위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 제정이 시도되었으나 무산되었고, 오바마 정부 들어와서도 좀처럼 입법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대통령이 화를 내며, 대통령권을 사용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에서 불법 이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2012년 미트 롬니가 라틴계 공략에 실패해 대선에서 패배한 후, 공화당은 인구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을 통째로 포기하는 것이 실패하는 전략임을 깨달았습니다. 2013년 이민법 개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상황이 정말 달라지는 듯 했죠. 그러나 하원에서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지난달 공화당 원내대표 에릭 캔터(Eric Canter)가 이민법 개혁에 반대하는 강경파와 맞선 경선에서 패배한 사건은 관에 못질을 한 셈이었죠.
캔터의 패배에서 드러나듯, 우선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불법 이민자들을 “사면”한다는 개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우선 선거구 게리맨더링 때문에 당의 이익과 의원 개인의 이해관계가 엇갈리죠. 불법 이민자에게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 어떤 공화당 예비 후보에게는 경선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강경론자들은 당내에서 큰 목소리를 냅니다. 오바마가 과거 어떤 대통령보다도 많은 수의 불법 이민자들을 강제 송환시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공화당의 요즘 전략입니다. 중앙 아메리카의 어린이들이 텍사스 주의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례가 늘어나자, 국내에 있는 이민자들을 합법화하는 일보다 국경 수비를 강화해 새로운 불법 이민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게 우선순위라는 주장도 있고요.
11월 중간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내년 1월에 만료되는데,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새로운 법안이 다시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텍사스 국경 문제와 캔터 의원의 패배로 인해 정치적 저울은 이미 기울었다고 봐야 합니다. 이민법 개혁에 우호적인 공화당 의원들조차 경선의 유불리를 따지느라 목소리를 높이지 못할 겁니다. 그러다 대통령 선거에서 또 라틴계 유권자들의 표를 얻지 못해 민주당에게 패하고 나면, 이민법 개혁에 대한 논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겠죠. 현 시점에서 이민법 개혁 찬성론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렇게 2년을 기다리다가 아예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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