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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사진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마케팅에 늘 도움이 되는 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소비자들에게 제품 사진을 더 많이 보여줄수록 사람들이 그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상식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사진 한 장은 수천 마디의 말보다 가치가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니까 7장은 사진은 1장의 사진보다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바바 쉬브(Baba Shiv) 교수가 두 명의 공동 저자와 진행한 연구는 소비자들이 경쟁 제품의 다양한 사진을 온라인에서 보는 경우 오히려 두 제품 사이의 차이점이 흐려지고 제품을 인식하는 틀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연구는 쉬브 교수의 공저자인 홍콩대의 제이슨 지아(Jason Jia) 교수가 온라인 신발 구매 사이트인 자포스(Zappos)를 방문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지아 교수는 신발들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볼수록 더 비슷하게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이 시각을 처리하는 두 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하나는 세부 사항에 중점을 둔 부품 공정(component processing)이고 다른 하나는 큰 그림을 보는 형태 공정(gestalt processing)입니다. 한 사람이 그림을 감상할 때 그림 속에 등장하는 코트 단추에 집중해서 보는 것이 부품 공정에 해당한다면 전반적인 그림의 풍경을 보는 것이 형태 공정에 해당합니다. 소비자들이 선글라스를 비교할 때는 전반적인 스타일과 선글라스의 형태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를 살 때는 세부 사항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마케팅 분야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쉬브 교수의 연구를 보면 회사들이 온라인상에서 제품의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들로 하여금 제품 간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상표가 다른 두 신발의 전체 형태 사진 하나만 보여주었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같은 제품의 다양한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각 제품의 다양한 각도에서의 사진을 본 사람들은 제품 전체 사진 한 장만을 본 사람들보다 두 제품간의 차이가 별로 없고 신발을 구매하고 싶은 생각도 덜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제품 전체 사진 한장만을 보여준 경우(위)와 각 제품의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 경우 (아래).

연구자들은 이를 “제품 인지불능 상태(product agnosia)”라고 불렀습니다. 즉 사람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면, 사람들은 제품의 차이에 대해 인식하고 있던 것을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제품의 세부 사항에 관한 사진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전체 형태보다 아주 세부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제품 사진 한두 개 정도만을 본 소비자들의 경우 자신들이 어떤 제품을 좋아했는지를 기억하려고 하고 따라서 제품 인지불능 상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스타일이나 디자인이 중요한 제품의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을 큰 그림에서 세부적인 것으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모든 제품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구체적인 세부 항목을 보고 싶어하는 스마트폰과 같은 경우 첫눈에 보면 제품들 간 차이가 그렇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시작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카메라의 위치는 어디인지와 같은 세부사항을 살펴봅니다. 따라서 이런 제품의 경우 아무리 제품 사진을 많이 올려도 사람들이 제품을 구분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을 살 때 소비자들의 제품 인식 과정.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는 통찰이 항상 옳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쉬브 교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더 많은 제품 사진을 올려서 경쟁사 제품과의 차이점을 부각하려는 노력이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Stanford Business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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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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