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주) 외신은 한국 언론과 달리 선거에서 입장을 밝히고 공식적으로 특정후보 지지(Endorsement)를 선언하곤 합니다. 역대 선거에서 지지이력을 살펴보면 언론사별 정치적 성향이 나타나죠. 이코노미스트가 공식 지지선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접 밝힌 글을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6일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힌두 민족주의가 인도 사회의 균열을 가져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지요.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에 반박한 인도 독자가 많았던 것은 물론, “네 일이나 잘하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영국 잡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인도 정치에 대해 논하는 것이 신제국주의 침범이라는 의견도 있었죠.
투표권이 있는 사람이 아닌 ‘신문’이 공식 지지선언을 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늘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 지는 전세계 주요 선거에서 공식 의견을 밝히는 것을 오랜 전통으로 삼아왔습니다. 영국 선거는 물론 80년대 이후론 미국 대선에서도 공식 지지 대통령 후보를 밝혔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터키, 호주, 캐나다, 이집트, 이스라엘, 남아공,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은 중요한 선거에서 이코노미스트의 입장이 명확할 경우 밝히곤 합니다. 러시아의 경우 처럼 무늬만 선거인 경우는 굳이 지지선언을 할 필요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같은 전통이 주제넘거나 신제국주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 정치, 경제에 대해 논하는 잡지로서 각국 선거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우리의 조언을 따르리라고 기대하기보다 가능한 한 많은 자료와 정보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지의 조언이 늘 현실 세계에 반영되는 건 아닙니다. 이를테면 이코노미스트는 늘 미국의 총과 약물 규제를 논하는데 우리의 조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선될 가능성이 낮은 후보를 지지할 만큼 지나친 이상주의를 따르지 않고, 지지 후보가 훌륭해서라기보다 맞수가 당선되어서 안 될 사람이기 때문에 지지 선언을 하기도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투표하는 사람들이 하는 고민을 똑같이 하는 셈이죠.
이코노미스트의 지지 이력을 보면 특정 당파를 후원하지는 않습니다. 영국에서는 대부분 보수 정당을 지지하나 두 번이나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지지 후보를 바꾸기도 합니다. 2000년 미국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2004년 후보에서는 존 케리로 바꾸었습니다. 후보 선정은 이코노미스트의 기본 사상을 따릅니다 : 시장은 자유화되어야하고, 정부는 작아야 하며, 사회적으로는 자유주의여야 합니다. (free markets, small government and social liberalism) 기본적으로 해당 후보가 앞으로 무얼 할 것이냐보다 지금껏 걸어온 이력을 토대로 판단을 내리곤 합니다. 이번에 당선된 인도의 민족주의자 모디 신임총리와 부패한 이탈리아의 정치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도덕적으로 당선되어서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편집장이 내리지만, 필진들과 해당지역 전문가와 심도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늘 맞았다고 주장하진 않겠습니다. 투표자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결국은 사람이니까요.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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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경우 처럼 무늬만 선거인 경우"에 대한 짧은 논문입니다.
http://goo.gl/xj7xW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