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Wikepedia)는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의 지적 수고와 집단지성을 모아 끊임없이 내용이 보태지고 다시 편찬되는 온라인 백과사전입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어떤 항목에 대해 누구나 내용을 새로 쓰고 보탤 수 있으며 틀린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 모인 자료를 토대로 위키피디아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수정된 항목은 무엇인지를 살펴봤습니다. (1위부터 100위까지의 목록은 원문보기를 누르시면 볼 수 있습니다)
아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단일 항목으로는 1위에 올랐습니다. 지금껏 총 45,273회 수정됐습니다. 정치인에 대해 쓴 위키피디아는 대체로 자주 수정되고 편집됐습니다. 편집자인 인터넷 이용자들의 정치적인 견해에 따라 똑같은 팩트라도 취사선택되고, 미묘한 뉘앙스를 달리하여 다시 쓰이는 것이죠. 부시 전 대통령 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8위, 아돌프 히틀러가 9위에 올랐습니다. 미국(3위)이나 이스라엘, 인도 등 나라들도 여럿 눈에 띄었고, 여호와의 증인이나 이슬람, 무하마드 등 종교와 관련된 항목도 많았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미국) 프로레슬링(WWE)과 관련된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수정됐다는 점입니다. 프로레슬러 목록(List of WWE personnel)이 전체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프로레슬링과 관련된 항목이 100위 안에 총 일곱 개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만 이 순위를 사회적으로 견해가 크게 엇갈리거나 토론이 활발히 일어나는 이슈 순서로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겁니다. 위키피디아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라도 위키피디아에 내용을 새로 올리거나 수정한 사람들은 총 2천 1백 50만 명입니다. 하지만 위키피디아를 수정하는 사람들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9%에 불과합니다. 위키피디아 내용을 자주 고치는 적극적인 편집자들을 기준으로 보면 이 비율은 6%로 더 낮아집니다. 즉, 위키피디아에 자세히 설명된 주제나 이슈가 전체 사회의 선호도를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FiveThirth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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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문서 편집 활동일 텐데 이를 경험한 2천여만 명의 사람들 중 여성이 단 9%라... 왜일까 생각해봐도 딱 이거다 싶은 이유가 떠오르지는 않네요. 굳이 찾아보자면 여성 운동가들이 즐겨 쓰는 레퍼토리인 확신이나 자신감의 성차가 원인이 된 것일까요? 위키피디아 항목 편집이 개방되어 있다지만 내용을 수정하는 적극적인 개입이 일정 수준의 심리적 threshold를 갖는다고 설명할 수 있으려나요. 비슷한(예를 들어 해당 분야의 학위와 같은 척도로 비교 가능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더라도 남녀에 따라 편집 행위의 발현 가능성이 다른 것인지, 실험해보면 흥미로울 것 같아요. 어쩌면 이용자 집단 자체의 성비 불균형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만족스러운 설명을 주지는 못할 듯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