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권의 소설을 낸 23세의 작가 제시카 쿠리(Jessica Khoury)가 NPR에 기고한 글입니다.
저는 교회가 144곳, 술집은 딱 한 곳인 미국 조지아 주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해리포터 시리즈는 순수한 아이들을 도덕적 파멸로 이끌기 위해 쓰여진 악마의 책으로 여겨졌습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팔고 있는 유일한 가게인 월마트에서 다른 물건들을 살펴보는 척 하면서 책 주변을 맴돌곤 했습니다. 친구의 친구, 먼 친척이 해리포터를 읽었다는 이야기만 나와도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친구들 사이에서 속마음을 들킬까봐 입을 다물곤 했죠.
부모님께 처음으로 허락을 구했던 날을 저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몇 주에 걸쳐 말과 논리를 가다듬었죠. “읽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 책으로부터 저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겠어요?”라는 접근법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 돌아온 것은 단호한 거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고, 몇 달간 꾸준히 부모님을 졸라댔습니다. 결국 부모님은 마음을 바꾸어 저에게 해리포터를 사주기로 하셨지만,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부모님이 그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부모님은 화를 내거나 마지못해 허락해준다고 말씀하시는 대신, “너도 이제 나이가 열다섯이니 스스로 책을 고를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원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 읽어라, 네가 어떤 책을 보든 우리는 너를 존중하고 사랑할거야”라고 말해주셨죠.
이 순간이 저에게는 운전 면허를 따거나, 처음 투표를 하거나, 집을 떠나 대학에 갔을 때보다도 더 강렬한, 어른이 된 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만일 부모님이 끝까지 해리포터를 못 읽게 했다면 저는 몰래 숨어서 죄책감을 느끼며 책을 읽었을 것이고, 지금과는 다른 사람으로 자라났을 것입니다. 부모님과의 관계도 완전히 달라졌겠죠. 하지만 저는 해리포터를 읽고 해리포터 시리즈와 사랑에 빠졌으면서도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해리포터를 읽었다는 이유로 저와 절교를 선언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관계가 정리된 데서 오히려 묘한 해방감을 느꼈죠. 그리고 몇 해가 지나 그때 그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에 앉아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우리 세대의 많은 이들이 해리포터와 함께 자라났지만, 저는 해리포터 덕분에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자립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는 데서 시작되었으니까요.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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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기사의 베스트 댓글처럼 아직도 저런 동네가 미국 내에 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해리포터를 못읽게 하는게.....우리나라 불온 서적 지정하는 국방부랑 경우가 너무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