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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국에서 일당 1달러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

미국 연방정부가 불법 이민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동시에 당국에 적발된 불법 이민자들은 자신들이 갇혀있는 구치소에서 1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6만명의 이민자들이 연방 최저임금인 7.25달러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시간 당 13센트를 받고 일을 한 결과 정부와 기업들은 4천만달러를 아낄 수 있었죠. 임금 대신 간식이나 추가 휴식시간 따위를 받고 일하는 재소자들도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값싼 노동력 활용이 최근 들어 이민자 죄수들의 반발과 이민자 인권단체의 비판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워싱턴주 타코마의 한 교도소가 노동을 거부하고 단식 투쟁을 한 재소자를 독방으로 보냈다가 고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휴스턴에서도 노동을 거부한 재소자를 대신해 동료들이 추가 근무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죠.

구치소 관계자들은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재소자들에게 생산적인 일과 구치소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며, 일이라기보다는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야기하는 법이라는 것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법으로, 1달러의 가치는 지금 돈으로 약 9.8달러에 정도입니다. 1979년 의회는 이 법을 다시 검토했지만 보상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이후 이 법이 공정근로기준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소송까지 갔지만, 1990년에 “이민자들은 정부 고용인이 아니므로” 공정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형을 확정받고 임금 보호 등의 권리를 박탈당한채 교도소에서 일하는 일반 죄수들과 달리, 이민 문제로 구치소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법적 지위 결정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구금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민 법정에 서는 사람의 절반 가량이 결국은 미국에 머물러도 된다는 판결을 받죠. 레스토랑 주방에서 시급 15달러를 받고 일하다가 구금되어 구치소 주방에서 일당 1달러를 받고 일하는 신세가 되었던 한 남성은 몸이 아플때도 예외없이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행정적인 착오로 비자가 취소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19개월 후 풀려났지만, 온 가족이 엄청난 빚더미에 올라앉았죠. 이렇게 일당 1달러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불법이민자도 있지만, 망명 신청자도 있고 행정상의 오류로 잡혀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일을 해야 구치소 내에서 바가지 요금으로 팔리는 간식, 위생용품, 전화카드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재소자들이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일을 한다는 주장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하루 8시간 근무 등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노동력 활용이 노예제를 폐지하며, 범죄자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강제 노동을 시킬 수 없다는 수정 헌법 제 13조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오바마 정부는 이민법의 개혁을 외치면서도, 이전의 어떤 정부보다도 빠른 속도로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있습니다. 구치소에 구금되는 이민자들의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설 업체의 난립으로 교도소 사업은 1990년대 말 이후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금되는 이민자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다시 호황을 누리게 되었죠.

물론 일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이민자들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출신으로 한 달 간 구치소 생활을 한 이민자 전민수씨는 급료가 부당하기는 했지만 주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합니다. 재소자들에게 음식을 충분히 주지 않는데, 주방에는 먹을 것이 있었다면서요.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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