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전 세계 가족 나들이 명소였던 해양 공원의 인기가 눈에 띄게 사그라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해양 공원 체인인 씨월드(SeaWorld)의 올해 1분기 입장객 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작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블랙피시(Blackfish)>의 영향이 컸다고 말합니다. <블랙피시>는 자신이 훈련시키던 범고래에게 죽음을 당한 조련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영리한 해양 동물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범고래가 실제로는 좁은 풀에 갇혀 약을 맞아가며 가혹한 훈련을 받고 있음을 고발했습니다. 이 작품이 개봉하자, 해양 동물 쇼를 선보이는 해양 공원 전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었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20만명이 범고래쇼 금지 법안을 청원하기도 했습니다.
해양 공원 관계자들은 해양 동물쇼에 대한 활동가들의 주장을 반박합니다. 이들의 주장이 과학적 연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선동적인 다큐멘터리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죠. 여전히 해양 동물 쇼가 관람객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공원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해양 동물 쇼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집 안에서 고화질 화면으로 각종 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에, 동물들에게 모욕적인 재주를 부리게 하는 쇼가 무슨 영감을 줄 수 있느냐고 방문합니다. 야생동물 보호 단체인 “본 프리 재단(Born Free Foundation)”의 집계에 따르면 63개국 343개 시설는 돌고래 및 고래 총 2100여 마리가 방문객을 맞고 있습니다. 이미 고래 포획을 금지한 국가들도 있고, 미국 여러 주에서도 금지 법안이 발의된 바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1993년 마지막 돌고래 수족관이 문을 닫았죠. 야생동물 보호 활동가들은 해양 공원측이 동물들을 의도적으로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수의사 등 전문가들로부터 양질의 보호를 받고 있죠. 문제는 고래와 돌고래들이 천성상 갇혀있는 상태를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이들의 본능이니만큼, 얌전히 먹이를 받아먹는 생활은 오히려 고역이라는 것이죠. 또 고래류는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훈련받는 것이 엄청난 스트레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씨월드 측은 지난 35년 간 고래를 새로 잡아온 일이 없으며, 내부에서 번식한 어미와 새끼를 갈라놓는 일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야생동물 보호 단체들은 돌고래 쇼가 동물 보호에 대한 의식을 고양시킨다면 이런 종류의 쇼가 합리화될 수 있겠지만, 그런 연구 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까지 즐겁게 보아온 “엔터테인먼트”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소비자들이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해양 공원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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