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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공부의 경제적 가치는?

필자는 평소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의 팬이지만, 이번 팟캐스트는 좀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주 주제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인가?”였습니다. 딸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기 위해 수년 간 많은 돈을 썼는데, 과연 그럴만 한 가치가 있는가 의심된다는 것이었죠. 결론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븐 더브너와 스티븐 레빗은 이중 언어 사용이 아동 발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미국인이 외국어를 배워서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연봉의 2%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필자는 괴짜경제학자들이 이 추가 수입 부분에서부터 외국어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대졸자 초봉 평균인 45,000달러에 붙는 2%의 “외국어 보너스”를 꼬박꼬박 저금할 때, 연봉이 매년 1%씩 오르고 저축의 실질 수익률이 2%라고 가정하면 40년 후 이 돈은 67,000달러로 불어납니다. 또 외국어 프리미엄 2%를 계산해 낸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프리미엄의 크기는 외국어마다 다릅니다. 국내 인력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나라의 시장이 얼마나 개방적인지 여부에 따라 프리미엄이 달라집니다. 미국에서 스페인어의 프리미엄은 1.5%지만, 프랑스어는 2.3%, 독일어는 3.8%에 달합니다. 독일어를 배우는 것으로 은퇴자금 128,000달러가 더 생긴다고 하면 누구라도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까요?

또 뒤집어 생각하면 석유 부국들을 제외하면 부유한 국가들은 대부분 국민들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나라입니다.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스칸디나비아의 국가들이 그 예죠. 물론 이 국가들이 부유해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출 시장의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도 분명 한 가지 요소일 겁니다.  영국에서는 국민들이 외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한 비용이 GDP의 3.5%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것에는 기회비용이 따르니, 프랑스어를 공부한 한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다른 일, 투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자면 외국어보다 돈 안 되는 과목도 많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우리 생각처럼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지 않습니다. 한 낙관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그 때도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세상 사람들의 절반과 이들이 돈을 쓰는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죠.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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