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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께 드리는 제언: 불평등 해소에 관하여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의장 사이가 늘 좋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아주 훈훈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연두교서에서 미국이 “술집 주인의 아들도 하원의장이 될 수 있고, 싱글맘의 아들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라고 말씀하셨을 때 말이죠.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견을 함께하는 지점이 바로 이러한 미국의 정체성일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다릅니다. 계층 이동이 쉽지 않죠. 하위 20%의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상위 20%로 올라갈 확률은 9% 뿐인데다, 소득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서 하위 계층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범은 세계화와 기술 발전인지라, 불평등 해소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선호하시는 ‘부자 과세’는 너무 두리뭉실한 정책인데다 공화당의 반대를 사기 딱 좋죠.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그 외의 방법들 중, 몇 가지를 추려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근로소득세 공제를 확대하라: 근로소득세 공제(Earned Income Tax Credit; EITC)가 사람들에게 근로할 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나타납니다.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에 비해 자식이 없는 성인에게는 공제 혜택이 훨씬 적은 부분 등은 고쳐야 합니다. 한 공화당 의원의 제안대로 1년에 한 번 공제액을 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매달 받는 월급에 더해 돌려주는 식으로 지원 방식을 바꾸는 것도 사람들에게 직장에 계속 붙어있을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최저임금 정책은 기술관료들의 손에 맡겨라: 현재 미국에서는 연방 최저임금을 7.25달러에서 10.1달러로 올리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존재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빈곤을 벗어날거라는 연구 결과가 있는가하면,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젊은 사람들이 실업자 신세가 될거라는 연구 결과도 있죠. 해결책은 최저임금 문제를 정치화시키지 말고, 기술관료들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타이밍과 액수 등을 철저히 계산해 시행하면 그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장기 실업자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라: 미국은 전통적으로 실업 급여를 짜게 지급해 재취업을 독려하는 방법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 방법이 먹히질 않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일단 직업을 잃으면 장기적인 실업 상태에 놓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10년 전 영국에서는 한 실험을 통해 장기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취업 상담과 직업 교육을 해보았는데, 그 효과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용은 실업 급여보다 싸게 먹혔고요.

장애수당 지출을 줄여라: 미국은 1954년에 장애수당을 도입했고, 이후 이 제도는 점점 더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장애수당 기금은 2016년이 되면 바닥을 보일 예정이죠. 한 번 장애수당을 받게 된 사람이 수령을 중단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관건은 애초에 장애수당 지급 기준을 깐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은 “장애”가 아닌 “실업”으로 분류해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요.

고용주 맞춤형 직업 교육에 적극 투자하라: 미국은 실업자를 위한 직업 교육에 너무 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1년 기준 실업자의 재취업을 돕는 “적극적 실업 정책”에 쓴 돈이 OECD 평균의 6분의 1 수준이죠. 지역별로 고용주들이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지 꼼꼼하게 조사해, 실업자들에게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일자리를 따라 이사하라 미국에서 카운티 경계 밖으로 이사가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죠. 하지만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쫓아 이사를 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용률이 눈에 띄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래의 실업을 선제적으로 해결하라: 지금까지의 정책은 노동연령 인구를 대상으로 한 정책이지만, 앞으로는 어린 세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린 시절의 빈곤이 성장 발육과 학업 등에 차질을 가져오고, 이는 후에 실업으로 이어지니까요. 미국 정부는 현재 전국의 4세 어린이들을 위한 보편적 유치원 교육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정말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이 미래의 실업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해결책, 말은 쉬워도 실천이 어려운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실천에 들어가는 돈이라는 점도요. 현재 미국은 계층 이동이나 불평등 문제의 해소와는 전혀 상관없는 넉넉한 형편의 노인들에게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데 아주 많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 대통령께서 민주당을 설득하여 이러한 복지 제도를 축소하고, 공화당도 세금 부분에서 한 발 양보해 빅딜을 성사시키면 어떨까요? 불평등 문제의 실질적인 해소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일도 불가능은 아닐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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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sope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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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위 5%의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상위 5%로 올라갈 확률은 9% 뿐인데다, 소득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어서..." --> 원문은 fifth니까 하위 20%, 상위 2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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