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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빛과 그림자

미국 의회예산국 (The Congressional Budget Office)이 지난 1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안은 오는 2016년 상반기까지 일자리를 50만 개 줄이는 대신 90만 가구를 빈곤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1,650만 명의 저임금 노동자들의 소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안은 시급을 10.10달러(약 11,000원)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의 이번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화당은 이번 보고서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저 임금 인상으로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강조합니다.

의회예산국의 보고서는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에게 손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회예산국은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고용의 0.3%, 즉 50만 개의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오차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이 숫자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경우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가계 소득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예산국의 이러한 분석은 최저임금을 민주당의 제안대로 10.10달러로 올리는 경우를 가정한 것입니다. 예산국은 최저 임금을 9달러로 인상할 경우의 효과도 예측했는데, 이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작았습니다. 최저 임금을 현재의 7.25달러에서 9달러로 올리는 경우 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반면, 30만 명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의회예산국은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는 이유를 다음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최저임금 상승으로 기업의 노동 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기업은 상승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을 높이게 되고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소비자들의 구매가 줄어들게 됩니다.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 활동이 줄어들어서 기업은 고용을 줄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계를 구입하는 것과 같은 설비 투자에 비해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집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대신 자동화 시스템과 같이 다른 곳으로 투자를 옮길 수 있고, 이는 고용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최저 임금이 오르면 수백만 명의 저소득 노동자들이 더 많은 가용 현금을 가지게 되고 이는 경제 전반에서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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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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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저임금으로 인해서 고용주들이 고용을 꺼려하고 이는 낮은 고용률로 이어져서 결과적으로는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식으로 이야기를 하곤하죠.
    문제는 노동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수 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그들의 주장대로 최저임금을 폐지했을때 시장원리대로 만들어지는 적정임금이 과연 사람들이 제대로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거나 또는 빈곤상태를 탈출할 수 있는 기반이될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는 수준이 될것이냐라는 문제죠.
    그에대한 대책으로 EITC같은걸 도입하면된다는식의 주장도 하는데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계층의 노동자 상당수는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작성하지못할정도거나 EITC의 적용을 받기위한 일반적인 제도적 최소조건을 달성하기 어려운 케이스도 많고 거기에 필요한 재무서류를 제출할 여력이 안되는 경우도 많아서 제대로 그러한 제도적 혜택을 받기위해서는 제도절차를 엄청나게 간소화해서 기본소득수준으로 절차와 장벽을 낮추지않으면 안됩니다.
    개인적으로 결국 이 문제는 3가지정도의 답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최저임금을 유지하던가, 최저임금은 폐지하고 기본소득제도를 만들어서 최소한의 소득은 보장해주던가, 최저임금을 폐지하고 EITC를 도입하되 기본소득 수준으로 절차와 장벽을 완전히 간소화시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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