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세대 갈등이 날로 깊어가고 있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과 모르시 대통령의 하야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던 35세의 정치홍보 전문가인 가잘리 하브는 젊은 층을 포섭하고자 하고자하는 정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지만, 정부 회의에 세 번 참석한 후 마음을 접었습니다. 정부가 여전히 젊은이들을 떼로 체포하고, 열악한 교도소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는 인구의 4분의 3이 40세 미만인 젊은 국가입니다. 가잘리 하브를 비롯한 많은 이집트의 청년들은 현재 이집트 정부의 강경한 행태가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사회 안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정부의 주요 인사 중 한 사람인 압델 파타 엘시시(Abdul-Fattah el-Sisi)가 냉전 시기에나 있을 법한 무기 거래 계약을 맺으러 모스크바로 가자, 이집트의 젊은 블로거와 활동가들은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며 탄식했습니다. 이들은 부모 세대가 30년 가까이 이집트의 경제, 정치, 문화적 정체기를 만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슬람 통치’나 ‘군사 쿠데타’라는 개념마저도 한물 간지 오래인데, 여전히 80년대에 얽매여 있다는 것이죠. 젊은이들의 분노는 두 차례의 대통령 하야로 이어졌지만, 최근 개헌 국민투표에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눈에 띄게 낮았던 것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갑자기 낮아진 투표율을 두고 격론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가혹한 탄압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1월 25일, 2011년 봉기 3주년을 맞아 열린 집회에서는 참여자 62명이 숨졌지만, 같은 날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나이든 시위대는 엘시시 장군을 칭송하고 있었죠.
55세의 청년부 장관은 이슬람 언론이 세대 간 갈등이라는 트렌드를 지나치게 과장해 보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정부는 국민투표 당시의 낮은 청년층 투표율을 경고로 받아들였고, 젊은 세대가 왜 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듯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왜 나서질 않냐는 정부의 물음에 젊은이들은 “우리가 부모 세대로부터 배운 것은 입을 다물고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답합니다. 그 틀을 깨고 혁명을 일으켰던 “돌연변이”들은 지금 대다수 감옥에 갇혀있죠. 정부는 “청년위원회”를 만들어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유명 블로거는 “청년위원회”라는 발상 자체가 우습다며, 인구 구성을 생각했을 때 “노년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줄테니 나와서 이야기를 해보라면 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요.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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