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는 최근 시의회 선거에서 사회대안당(Socialist Alternative Party) 소속 후보가 16년 간 자리를 지켜온 민주당 의원을 꺾고 최초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경제학을 강의하는 41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크샤마 사완트(Kshama Sawant)입니다. 제 3당의 당원 한 사람이 지방 의회에 진출한 것으로 미국의 공고한 양당 체제가 바뀔리는 만무하지만, 적어도 시애틀 시민들이 대안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입니다. 사완트는 사회당이 미국 주요도시의 시의회에 진출한 일이 “변화를 상징하는 하늘의 별과도 같은 사건”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미국 정치에서 오랫동안 “나쁜 말”로 여겨졌던 “사회주의”를 당당히 앞세우고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3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랄프 네이더의 변호사였던 올리버 홀(Oliver Hall)은 한 후보자의 승리가 미국 정치에서 경쟁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양당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현재 미국에는 리버테리언당과 녹색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각각 150명, 37명 있습니다. 홀 변호사는 미국 정치에 제 3당의 정치인이 넘기 힘든 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일례로 전국에 방송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15%의 지지율을 확보해야 하죠. 일부 주에서는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명의 개수가 제 3당의 후보는 도저히 채울 수 없을만큼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2위는 아무 소용없는 승자독식, 1 선거구당 1인 체제도 군소 정당의 후보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제 3당의 후보가 꼭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미국 정치에 의미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홀 변호사의 생각입니다. 지금은 주류정치에서도 받아들인 최저임금, 사회복지, 주 40시간 근무와 같은 개념들도 처음에는 양당 외부에서 나왔다는 것이죠. 실제로 사완트는 작년에도 선거에 출마해, 유세 기간 동안 “최저임금 15달러”를 꾸준히 홍보했습니다. 이는 당시 워싱턴주 최저임금보다 5.68달러 많고, 연방 최저임금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었습니다. 당시 선거에서는 졌지만, 사완트의 “15달러 안”은 최저임금 담론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시애틀 시장이 이달 초 시장령으로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렸고, 워싱턴 주지사도 최저임금 2.5달러 인상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으니까요. 양당 체제의 문제점에 대한 책을 쓴 테레사 아마토(Theresa Amato)는 미국에도 분명 사회주의자와 리버테리언 등 제 3당의 당원들이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한 전통이 있다며, 이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어야 미국 정치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완트는 자신의 승리에 젊은 유권자들이 크게 기여했다며, 기존 정치가 자신들을 대변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l 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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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정치에서 받아들이는 신개념이 제 3당에서 나온다는 것은 한국도 비슷하다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