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에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회복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반대로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초래한 비효율 때문인지, 혹은 느린 경제성장이 이제 하나의 규범이 되었는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논쟁들은 공통적으로 잘못된 전제를 가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하버드의 두 경제학자, 라인하트(Carmen Reinhart)와 로고프(Kenneth Rogoff)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했던 100번의 금융위기 이후 회복 속도와 현재 미국의 회복 속도를 비교하면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미국에서 주요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경기가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해서 바닥을 쳤을 때의 1인당 국내 총생산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평균 9% 감소했고 위기 이전의 정점 수준의 경제 규모를 회복하기까지는 평균 6.7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상황을 살펴보면 정점 기준으로 1인당 국내 총생산은 5%만 감소했고 정점 수준의 경제로 회복하는 데는 6년이 걸렸습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는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위기를 겪은 나라들과 비교해봐도 미국의 회복 속도는 빠른 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11개 나라가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구조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이스랜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우크라이나, 영국. 6년이 지난 현재 미국와 독일만이 실질 소득에서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과거의 위기 상황에 비해 회복 속도가 훨씬 느린 상황입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나은 이유를 라인하트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첫째, 위기 상황 초기에 미국 정부가 실시한 통화/재정 경기 부양책이 경기 둔화로 인한 손실을 줄였습니다. 둘째, 미국이 주택 담보권행사 (foreclosures)를 통해 효율적인 부채 구조조정을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만약 주택 담보 대출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서 집이 저당잡힌 경우 채무자들이 나머지 빚을 갚을 필요가 없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유럽 국가들은 집이 저당잡힌 경우에도 빚을 그대로 남겨둬 채무자들이 이를 계속 갚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집은 잃어버리면 끝이지만 빚은 사라지지 않는 상황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여전히 다른 나라들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여력이 있던 반면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그리스와 같은 긴축 정책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라인하트와 로고프 교수는 자신들의 연구의 함의는 유럽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공공 부채와 민간 부채의 중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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