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사형정보센터(Death Penalty Information Center)에 따르면, 올 한해 미국에서는 총 39건의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사형폐지국가와 사형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국가가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높은 숫자일지 모르겠지만, 1994년 이후로 한 해 사형 집행 건수가 40건 이하였던 건 올해가 두 번째일 만큼 이는 ‘사건’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사형정보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가장 큰 이유로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각 주정부가 사형집행약물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정부들은 사형수가 가능한 한 고통을 덜 느끼며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조제된 특수 약물을 써왔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를 유럽의 기업들로부터 수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1년 대부분 회원국들이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유럽연합(EU) 사형과 관련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사형집행약물을 미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아칸소 등 사형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주정부들은 실제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자 약물이 없어 사형 집행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제를 감안해 새로운 약물을 채택하면 유럽연합 정부들이 규제를 더 까다롭게 고쳐 수출을 막는 일이 반복돼 왔습니다.
미국의 사형 제도 추세를 살펴보면 감소세를 뚜렷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 한해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피고는 80명으로 1996년 315명에 비하면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 5월, 매릴랜드 주가 전체 18번째, 지난 6년간으로 기간을 줄이면 여섯 번째로 사형을 금지시켰고, 미국 전체의 여론도 60%만이 사형 제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로, 보수주의자들도 사형에 공공연히 반대하는 의견을 펼치는 세상이 됐습니다.
사형을 활발하게 집행하는 텍사스나 플로리다 등 남부의 몇몇 주들은 점차 소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형의 수도’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텍사스 주에서도 올 한해 법원이 단 9명에게만 사형을 언도했습니다. 14년 전 한해에 48명을 사형수로 만들었던 데 비하면 확연한 감소세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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