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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최초 여성 래퍼의 세상을 향한 메시지

이집트 최초로 베일을 쓴 여성 래퍼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10월, 중동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스 갓 탤런트(Arabs Got Talent)>에 출연해 랩 음악을 선보인 18세의 마얌 마흐무드(Mayam Mahmoud)가 그 주인공입니다. 카이로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흐무드는 방송 출연 후 큰 화제가 되어, 대학 캠퍼스에서도 다섯 차례의 공연을 열었습니다. 여성 래퍼는커녕, 남성 래퍼조차 찾아보기 힘든 이집트에서는 무척 드문 일입니다. “여자가 드문 직종에서 일하는 것,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일터에서 남편보다 높은 자리에 이르는 것 모두 여자에게는 어려운 일이죠. 노래를 녹음할래도 여자 혼자 스튜디오에서 남자 여러 명과 함께 일해야 하니 좋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하고, 함께 일할 사람을 찾기도 어려워요.” 마흐무드의 말입니다. 그녀도 처음부터 래퍼를 꿈꾼 것은 아닙니다. 12살 때부터 시를 가르쳐주고 시 쓰기를 독려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죠. 마흐무드가 자신의 시를 랩으로 바꾸기 시작하자, 부모도 처음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은 딸의 꿈에 설득당하고 말았습니다.

마흐무드의 음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성범죄라는 민감한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99.3%의 여성이 성희롱을 경험해봤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성범죄는 이집트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소리높여 거론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피해 여성이 오히려 손가락질을 당하는 것이 이집트의 현실입니다. 마흐무드의 랩 가사는 이러한 현실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마흐무드는 피해 여성들이 침묵할수록 문제는 커진다며, 자신의 노래가 다른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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