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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성매매 합법화 12년, 짙어지는 그림자

지난 2002년 독일의 사민당-녹색당 연립정권은 성매매를 합법화했습니다. 성 판매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해 포주나 성 구매자로부터의 횡포를 막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성매매 종사자들을 사회 안전망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수도 베를린을 비롯해 사민당의 지지기반이 튼튼한 지역의 경우 성매매 합법화 정책은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지만, 독일과 유럽 전역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돈을 주고 성행위를 하는 것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스웨덴 정부는 성을 파는 행위는 놔두는 대신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성매매와 그로 인한 폐해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명 페미니스트인 슈와저(Alice Schwarzer) 씨는 성매매 합법화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단언합니다.

“성을 파는 노동자들이 합법화만으로 포주나 성 구매자와 대등한 지위를 가질 거라고 기대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현재 성매매 종사자들 가운데 사회보험에 등록한 사람이 고작 44명밖에 안 됩니다. 성매매 합법화 이후 온 독일에 사창가가 넘쳐나는데도 말이죠. 여전히 포주에게 속박되어 있고, 벌이도 충분하지 않은 대부분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건강보험은 한 마디로 사치예요.”

합법화를 찬성하는 의견도 일리가 있습니다. 성매매 종사자인 뮐러(Alexa Müller) 씨는 합법화 이후 분명 성 판매자의 의사결정권이 강화됐다고 말합니다.

“받기 싫은 손님은 안 받아도 되고, 돈을 내지 않는 손님은 법원까지 끌고 갈 수 있게 됐으니까요. 사회보험에 등록한 사람이 44명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적잖은 성매매 여성이 성매매를 부업으로 하고 있어요. 성매매 종사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죠. 게다가 (합법화된 지 10년이 더 지났어도) 여전히 성매매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잖아요.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양성화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문제지, 합법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에는 반대합니다.”

성매매 업계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통계가 없다는 사실이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합법화를 결정할 당시 기대했던 효과들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독일 정부가 성매매 관련 규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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