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생산은 장기적 경제 성장에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권위있는 상을 제정해서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지식 생산을 고취시키는 흔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을 수여하는 것이 지식 생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우리는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 메달(The Fields Medal)을 받은 수학자들이 비슷한 능력을 가졌던 다른 수학자들에 비해 수상 이후 연구 성과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를 측정했습니다. 필즈 메달은 4년마다 한 번씩,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 수여됩니다. 훌륭한 학문적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비슷한 능력을 가진 수학자들 중에서 수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는 메달이4년마다 한번씩 수여된다는 점이나 수상 당시 40세 이하여야 한다는 점과 같이 다소 자의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필즈 메달을 받은 사람들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비교하기 위해서 우리는 수학 분야에서 저명한 여섯개의 다른 상 중 하나 이상을 받은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그런 뒤에 우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와 필즈 메달 수상자가 아닌 학자들 사이에서 필즈 메달 수상 전후를 기준으로 지식 생산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지식 생산 지표는 논문 출판, 논문이 인용되는 정도, 그리고 배출한 제자등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했습니다.
필즈 메달 수상자와 비교 그룹에 있는 학자들은 필즈 메달 수상 직전까지 매우 비슷한 학문적 성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필즈 메달 수상자는 메달 수상 이후 비교 그룹에 비해 지식 생산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에서는 이를 두고서 노동-여가 시간의 재분배가 일어났다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즉, 필즈 메달을 수상함으로써 사회적 명성이 올라가고 부를 얻었기 때문에 수상자들이 연구보다는 여가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서 연간 논문 출판수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필즈 메달 수상자들의 연구 전략이 메달 수상 이후 확연히 바뀌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메달 수상자들은 상을 받은 뒤에 수학내에서 자신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연구를 하거나 아예 수학외의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경향을 많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를 체계적으로 살펴 보기 위해 인지적 유동성(cognitive mobility)라는 개념을 이용했습니다. 인지적 유동성은 한 연구자가 서로 다른 분야를 얼마나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연구를 하는지를 말해줍니다. 미수학협회는 모든 출판된 논문을 수학내에서 73개의 세부 분야로 나눕니다. 출판된 논문이 얼마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지를 측정한 결과 메달 수상자들은 메달 수상 이후 훨씬 높은 인지적 유동성을 보였습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를 공부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필즈 메달 수상자들의 인지적 유동성이 메달 수상 이후 높아진 것은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느라 원래 자신의 전문 분야에 쏟던 시간과 노력을 줄였고 그 결과 논문 출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권위있는 상이 지식 생산을 늘리는지 아닌지는 수상자가 수상 이후 어떤 식으로 행동 변화를 하는지에 달려있습니다.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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