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50%에 육박하는 스페인 알라메다(Alameda)에는 특이한 고용 제도가 있습니다. 시청에 일자리가 생기면 뽑기로 그 자리를 채우는 것입니다. 2008년 취임한 현 시장이 도입한 방식인데, 말 그대로 이름을 적은 종이를 상자에 넣고 뽑아 당첨된 사람에게 일자리를 줍니다. 공정한 추첨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 TV에서 뽑기 과정을 생중계하기까지 합니다. 첫 추첨 당시에는 1개월짜리 청소 계약직 몇 자리에 30명 정도의 지원자가 이름을 적어 넣었는데, 이제는 이런 뽑기가 있을 때 마다 500명 이상이 몰리곤 합니다. 뽑기 과정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됩니다. 당첨된 사람이 기쁨의 함성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함께 이름을 넣은 사람들의 딱한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용히 기쁨을 감추죠. 한 번 당첨이 된 사람은 리스트에 올라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가 한 번 씩 돌아갈 때까지는 다시 지원할 수 없습니다.
길어지는 침체의 그늘 아래 만성적인 고실업률로 고통받는 인구 5천의 작은 마을 알라메다의 풍경은 현재 스페인 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마을의 가구 공장들도 문을 닫은지 오래고, 건설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인근 도시의 공사장으로 출퇴근하던 알라메다의 남성들도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일자리라고는 절기를 타는 농장일 뿐이지만 1년에 4개월이라도 잡초를 뽑고 올리브를 따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그래야만 나머지 8개월 동안 매달 400유로의 실업 수당을 탈 수 있기 때문이죠. 시 정부 차원에서는 ‘일자리 로또’ 도입 외에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장을 임대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고, 마을 외곽의 땅을 공업용 부지로 싸게 내어놓았습니다. “일자리 뽑기에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추첨날 가지도 않았죠. 평생 이런 쪽으론 운이 전혀 없었거든요. 하지만 뭐라도 당첨되니 왠지 기운이 나더군요. 일을 하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이 공업용 부지에서 땡볕 아래 도로 정비일을 하고 있는 한 전직 버스 운전기사의 말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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